선비. 학문을 닦은 사람이란 말이다.그러나 학식만 있다고 선비라는 칭호를 받진 못한다. 고결한 인품, 근엄함, 원칙 앞에서 어김없이 나타나는 강직함을 두루 겸비하고 있어야 제대로된 선비로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 대한민국 사회다.
현재 사회에는 선비로 통하는 이가 드물다. 그만큼 선비정신이 사라지고, 선비의 덕목들을 지닌 사람들 역시 희소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세청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이 상하 동료들의 신망을 받으며 선비의 풍모를 유지하고 있는 인사들이 상당수 남아 있다. 국세청 징세법무국을 이끌고 있는 이전환 국장(사진)도 '선비'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사 중 한 명이다.
□ 이전환의 '과거'와 '현재'= 이 국장은 지난 1961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이후 축구로 유명한 대구 청구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워싱턴대를 졸업한 그는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1994년부터 5년 동안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일하기도 했던 이 국장은 공주·수영세무서장, 중부청 개인납세2과장, 국세청 기획예산담당관, 국세청 재정기획관, 중부청 납세자보호담당관, 국세청 기획조정관 등 요직을 거친 '기획통'으로 꼽힌다.
이어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을 거쳐 현재는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기관 시절 3년에 가까운 미국생활을 통해 얻은 영어실력과 국제감각은 그만의 '자산'이다. 또한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의 경계를 넘나들며 쌓은 두터운 세제, 세정 경험도 이 국장이 가진 특유의 '무기'다.
□ "인재 지향형 리더"= 이 국장은 '인재 지향형'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료와 이야기를 나눌 때 대화의 내용보다 말하는 상대방의 감정상태를 먼저 고려하고 이따금 부하직원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딱딱해지기 쉬운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
때로는 하급직원에게 유명 가수의 콘서트 티켓을 선물로 주는 등 센스도 발휘하며 소통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지휘관이다.
세정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아이디어, 업무에 대한 열정으로 이들과의 관계를 한층 더 좁혀간다. 그만의 방식으로 다진 '팀워크'는 법인납세국장 재직시절 수평적 성실납세제도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
비록 국세청 안팎에서 부정적 평가가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주류산업과 관련한 업무(진흥 및 안전관리)를 타부처로 이관하는 작업을 추진해 만들어 낸 것도 이 국장의 열정과 뚝심, 추진력을 보여준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과거 기획조정관 재직 시절에도 깔끔한 대외교섭력과 세심한 내부단속 등을 통해 조직을 순항하게끔 만들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 국장의 이력에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기획부서에 오래 근무하며 기획통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국세행정의 '핵심축'인 세무조사 분야를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 관계자는 "이 국장이 지방국세청 조사국장 경험을 갖고 있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며 "그러나 기획 분야에 오래 있으면서 국세행정 전반을 면밀하게 봐왔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건 없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 "항상 세법과 함께 하는 지휘관"= 이 국장은 언젠가 과거를 회상하며 "예전엔 정말 아무 것도 생각지 않고 일만 해야 하는 줄 알았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그만큼 아주 오래 전부터 일 하나에만 에너지를 쏟아왔다는 자평인 셈.
현재도 이런 모습엔 변함이 없다. 특유의 기획력을 발휘해 징세법무국 운영 등에 관련한 각종 아이디어를 내고, 집행되는 과정 역시도 직접 꼼꼼하게 챙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국장실에 가면 분철해놓은 세법책이 있다. 이 국장은 업무 추진시 이를 꼼꼼히 챙겨본다"며 "업무를 향한 이 같은 자세가 더 많은 성과를 낳음은 물론,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국장은 독서를 많이 한다. 국세청 전산정보관리관과 웹3.0에 대해 무리 없이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국장의 취미는 바둑. 그의 실력은 아마 6단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으로는 부인 방양미 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약력]
▲1961년 ▲대구 ▲청구고-서울대 경제학과, 美워싱턴대 석사 ▲행정고시 27회
▲국세청, 재정경제부 세제실, 공주·중부산·수영세무서장, 중부청 개인납세2과장, 국세청 기획예산담당관, 국세청 재정기획관, 중부청 납세자보호담당관, 국세청 기획조정관, 국세청 법인납세국장, 국세청 징세법무국장(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