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건설업체 현장 잇따라 습격받아
"일부 주민 폭도화"…치안불안 지역 교민철수 검토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리비아 전역에서 한국 건설업체들이 폭도로 돌변한 주민들로부터 잇따라 습격을 받고 한국인 근로자들이 부상을 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20일 오후 11시(현지시각)께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30㎞ 떨어진 국내 S건설업체 공사 현장에 500여명의 현지 주민이 난입해 근로자들과 대치하던 중 한국인 3명이 부상당했다고 외교통상부가 21일 밝혔다.
또 방글라데시 노무자 2명이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고 15명이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에는 우리측 직원 40여명과 방글라데시 노무자 1천60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단 대화를 통해 대치상황은 종료된 상태이고 현지 주민들은 물러나 있는 상황"이라며 "부상을 당한 한국인 근로자들은 경상을 입어서 자체 캠프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현지시각)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 위치한 국내 H건설사 공사 현장과 인근 숙소에 현지인들이 들이닥쳐 컴퓨터와 중장비 등을 훔쳐갔다.
그러나 당시 직원들은 모두 긴급 대피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과 18일에는 리비아 데르나 소재 W건설의 공사현장과 숙소를 현지 주민 300여명이 잇따라 습격한 바 있다.
외교부는 이처럼 치안상황이 급속히 악화됨에 따라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조대식 주 리비아 대사를 22일 중으로 귀국시키고, 재외동포영사국과 국토해양부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신속대응팀을 구성해 조속히 현지에 투입시킬 방침이다.
외교부는 또 치안이 불안한 리비아 동부지역의 교민 철수를 검토 중이며 동부와 그외의 지역에 여행경보 3단계(여행제한)와 2단계(여행자제)를 각각 발령했다.
리비아 현지에는 약 1천여명의 한국 근로자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처럼 리비아 전역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됨에 따라 재외동포영사국을 중심으로 이날 오후 관계부처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협의회를 가질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트리폴리 지역은 시위가 이제 시작한 단계인 것으로 보이며 산발적으로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며 "시위 사태에 편승한 폭력세력이 있다고 보고 대책 마련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