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한나라당 속셈 드러나" 분통
여야가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를 잠정 연기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한나라당이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예정대로 17일 인사청문회가 열리게 됐다.
민주당은 16일 증인채택 문제로 한나라당과 이견이 계속되자 그간 주장했던 증인수를 8명에서 여야 각각 3명씩으로 줄이고, 인사청문회를 21일로 연기하는 안을 갖고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협의를 진행했다.
이날 합의를 위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예정했던 '최시중 위원장 증여세 탈루 의혹' 기자회견까지 취소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한나라당은 "문방위 소속 의원들이 21일 출국한다"는 이유를 들며 증인채택도 하지 않은 채 17일 인사청문회를 강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여야 간사가 청문회를 21일로 연기하는 대신 최시중 위원장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해 그것도 수용했다"며 "하지만 한나라당은 모든 합의를 파기한 채 내일 강행하겠다고 통보를 해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속셈이 드러났다"며 "한나라당이 거수기 노릇을 하고, (청와대가) 이러한 인사를 하기 때문에 상하이 스캔들이 났고 산업은행 지주 회장에 강만수 씨를 앉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인사는) 총체적으로 국민을 무시하고 깔보고 야당을 짓밟는 인사이기 때문에 이번 청문회 결과는 이미 국민의 심판이 내려졌다"며 "(최시중 위원장이) 스스로 사퇴하든지 대통령이 임명을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윤 의원은 "한나라당이 내일 인사청문회를 강행하는 이유는 청와대가 청문회를 연기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또 "인사청문회를 제대로 하기 위해 몇 번이나 기자회견을 연기하고, 핵심증인도 통 크게 양보했다"며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오직 최시중 시중들기에만 급급한 행태를 보였다"고 힐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