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소방청·자위대 등 소방차 37대 동원
전원복구 계속..전원케이블 설치 착수
후쿠시마 2호기 주변 방사선 수치↓..IAEA총장 "시간과의 싸움"
일본, 사고등급 5등급으로 상향..미국정부에 지원 요청
일본 도쿄(東京)소방청과 자위대는 18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가운데 방사능을 가장 많이 내뿜고 있는 3호기 등의 냉각작업을 계속했다.
도쿄소방청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와 3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 보관 수조 등을 냉각시키기 위해 고가사다리차와 굴절방수탑차, 대형 화학차 등 소방차 30대와 139명의 대원을 동원해 수십t의 물을 쏟아 부었다.
또 자위대는 제1원전 3호기에 6대의 특수소방차를 동원해 40분간 물 50t을 퍼부었다. 이 작업에는 도쿄전력이 미군으로부터 빌린 소방차 1대도 동원됐다. 이날 물 투입량은 모두 100여t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날은 공중으로부터의 물 투하는 없었다. 육상, 해상, 항공자위대는 지난 17일에는 소방차 5대를 동원해 30t, 헬리콥터 2대로 4차례에 걸쳐 30t 등 모두 60t의 물을 뿌렸었다.
일본 당국은 수조의 물이 고갈되면서 폐연료봉이 대기에 장기 노출될 경우 화재가 발생, 방사성 물질을 대량 방출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수조에 물을 투입하고 있다.
원자로와 사용 후 핵연료의 냉각을 위한 자위대의 물 살포 후 도쿄전력은 "일정 효과가 있었다. 계속적이고 파상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물 살포 후에도 3호기 주변의 방사능 유출량에는 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헬기로 바닷물을 투하하는 작전에 참여했던 자위대원 19명은 착륙 후 방사능 검사를 했으나 피폭량은 1밀리시버트 이하여서 건강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냉각기능 회복을 위한 전원복구 작업은 17일에 이어 18일에도 계속됐다.
도쿄전력은 320명의 작업원을 투입해 전날 케이블 점검을 마친 데 이어 이날은 전선 케이블을 발전소 부지 내로 연결하는 작업을 했다.
도쿄전력은 원자로 건물 손상이 적은 제2호기부터 전력공급 작업을 시작한 뒤 1호기, 3호기, 4호기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원기능이 회복되면 제1 원전의 각 발전소의 긴급노심냉각장치(ECCS)를 가동해 물을 순환시킴으로써 원자로 냉각 기능을 정상화할 수 있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후쿠시마 제1원전은 1호기부터 5호기가 모두 전원을 상실했고 6호기는 비상용 디젤발전만 가동되고 있어 이를 5, 6호기의 사용 후 연료 보관 수조로 공급하고 있다.
17~18일 집중적인 살수 작업을 거치면서 원전 주변 방사능 누출 수준이 일정 정도 억제되고 있다는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서쪽으로 1km 떨어진 지점에서 측정한 방사선 수치는 이날 0시30분 351.4 밀리시버트에서 오전 11시 265밀리시버트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로버트 윌러드 미군 태평양사령관은 일본 원전 사태 수습이 계속 진전을 거둘 수 있다는 데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런 긍정적 조짐에도 불구, 일본의 원자력안전보안원 측은 이날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콘크리트로 원자로를 묻어버리는 '체르노빌 방식'으로 처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이날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의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분류를 기존 4등급에서 5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5등급은 INES의 7등급 사고 분류에서 3번째로 심각한 수준으로 일본 정부가 이번 사고를 미국 스리마일아일랜드(TMI) 원전사고와 버금가는 수준임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일본을 방문 중인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번 일을 극도로 심각한 사고로 본다"며 "일본 혼자 다룰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전 세계인들이 일본 정부와 재난 지역의 일본인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그들(원전 냉각 작업에 투입된 인력)이 시간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또 간 나오토(管直人) 일본 총리는 유키야 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 최대의 위기"라며 "전 기관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간 총리는 또 국제 사회에 이번 사태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일본 정부는 원전 사태 수습을 위해 미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일본이 미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미국이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는지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지진 발발 일주일이 지난 이날 일본인들은 곳곳에서 묵념을 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