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 년 동안 15개 도시개발공사의 재무 건정성이 크게 악화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사업 타당성 분석을 소홀히 하는 등 엉터리 경영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13일부터 10월29일까지 도시개발공사, 지방자치단체, 행정안전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공기업 개발사업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19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SH공사 등 15개 도시개발공사의 부채 규모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 사이 연평균 57.7%씩(5.6조원→34.9조원) 증가했다.
해당 공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평균 349%(2009년말 기준)로, 인천도시개발공사 등 14개 공사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해 빚을 내서 빚을 갚고 있는 실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엉터리 경영을 꼽았다. 특히 지자체와 도시개발공사가 사업타당성 분석을 소홀히 한 채 신규 투자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개발공사는 전남발전연구원이 부실하게 수행한 '장흥해당산업단지 조성사업'의 타당성 분석 용역결과를 그대로 인정, 사업을 추진해 58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사가 모든 손실 위험을 떠안거나 SPC에 특혜를 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화성도시공사는 2010년 7월 A개발(주)에 토지를 매각하면서 미납 잔금에 대한 담보물 제공의무를 부당하게 경감해 잔금 259억원의 회수가 불확실해진 상태다.
또한 이 회사의 채무를 보증함에 따라 450억원의 우발채무도 떠안게 됐다.
인천도시개발공사와 구 한국토지공사는 2009년 9월 영종하늘도시 외국인투자 용지를 외형상 외국인투자 기업인 B(주)에 조성원가보다 싸게 매각하면서 전매를 허용하는 계약을 체결해 특혜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지방자치단체가 사업비를 공사에 부당하게 전가하거나, 수익·처분이 사실상 불가능한 재산 등을 산하 도시개발공사에 편법 현물출자하는 문제도 있었다.
행안부의 경우 도시개발공사의 순자산 규모를 소홀히 검토한 채 공사채 발행을 승인하고, 사후 관리도 부실하게 해 도시개발공사의 부채를 늘리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에 감사원은 도시개발공사 재무건전성 악화의 원인별로 해당기관에 관련자에 대한 문책 또는 주의를 요구했다. 또한 타당성 없이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재검토 및 축소하거나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적정한 조치를 하도록 통보했다.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에는 공사채 발행 승인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주고, 도시개발공사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