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해결 안 하면 엄청난 '재앙'될 것"

"빚 '돌려막기' 심각한 수준…근본적 대책 마련해야"

민주당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사진)은 21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의 인터뷰에서 "가계부채에 대한 적절한 맞춤형 대책을 수립해 시행하지 않는다면, 다음 정부와 국민에게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본부장은 "현재 가계부채 규모는 한국은행의 가계신용을 기준으로 801.4조원이다. 이번 정부 들어서만 170조원이 늘었다"며 "문제는 부채를 가진 가계의 부채상환 여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빚을 내 빚을 갚는 '돌려막기'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부가 문제점을 인식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한 것은 다행"이라며 "하지만 이미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자산 가격 하락 등으로 빚 돌려막기에 바쁜 서민과 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저축은행 사태를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근본적이고 단호한 대책,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수습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Q.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 2011년 3월말 현재 가계부채 규모는 한국은행의 '가계신용'을 기준, 801.4조원에 이르렀다. 이번 정부 들어서만 170조원이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부채를 가진 가계의 부채상환 여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0년 말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46%로 증가추세이다. 특히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너무 빠르다. 빚을 내 빚을 갚는 '돌려막기'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가계부채 문제 해결의 핵심은 과연 관리가 가능한 수준인가인데 정부는 관리가 가능하다고 답하고 있다. 저축은행 PF대출 문제에 대해서도 정부는 '관리가 가능하다'고 했었다. 하지만 결국 결과는 이렇게 됐다.

Q.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나

= 현재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은 주택담보대출이다. 2008년 이후 가계부채 증가액 170조 중 141조가 주택담보대출이다. 신규대출을 억제해 대출 증가속도를 줄여야하고, 기존의 단기 변동금리 일시상환 방식을 장기 고정금리 만기상환 방식의 대출로 전환해야 한다.

Q.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의 민생회담 후,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 가계부채에 대한 걱정이 많은 상황에서 정부가 문제점을 인식하고, 종합대책을 마련한 것은 다행이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사실상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면서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대책은 실현 불가능하다. 부동산 경기를 안정시키는 인위적 조치는 담보대출의 증가를 가져오기 때문에 동시에 성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앞으로 상당기간 좋아질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그럼 점에서 이번 대책은 800조원이 넘는 가계대출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나 이미 부동산 경기 악화에 따른 자산 가격 하락 등으로 빚 돌려막기에 바쁜 서민과 중산층의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부족하다.
 
Q. 일부에서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안이하다는 평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정부는 연체율 등으로 가계부채 관리가 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가계부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변적인 요소가 너무 많다. 금리 인상,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하우스푸어, 가계부채 부실 등의 문제가 중산층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비롯해 그밖의 외부요인들은 정부가 통제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장에 대한 실태조사를 면밀하게 실시할 필요가 있다. 실태조사에 근거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포괄적 대책으로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처할 수 없다.

지금 상황은 암세포가 퍼져있는 상태에서 수술을 시작하는 단계다. 주변 환경은 계속 변화한다. 근본적이고 단호한 대책,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상황이 더 악화되면, 수습이 어렵다.

Q. 이를 위해 민주당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 신규 대출은 억제하되, 원금 상환 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단기 변동금리 일시상환 대출을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도록 해야 한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과 연간 가계부채 증가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 또한 약탈적 대출 예방을 위한 LTV, DTI 규제를 법제화해야 한다. 만기 일시상환방식 대출에 대한 규제 역시 필요하다.

지난 5월 DTI 규제의 법제화, 만기 일시상환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주택을 담보로 하는 과잉 대출의 규제에 관한 법률안'을 참여연대, 민변과 함께 입안해 대표발의한 바 있는데, 이 법안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
 
Q.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정부는 저축은행 사태를 통해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 부동산 정책에 금융정책이 종속되면서 규제와 감독의 공백이 발생하고 각종 비리와 부패가 만연했던 것이 저축은행 사태의 본질이다. 가계부채 문제 역시 저축은행 PF대출 문제와 같이 부동산 정책과 관련된 누적된 문제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적기에 적절한 맞춤형 대책을 수립해 시행하지 않는다면 다음 정부와 국민에게 엄청난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