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향후 5년동안 대한민국의 국정을 설계하는 일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구이다.
이러한 인수위를 이끌어갈 인수위원장은 당선인이 내세우는 정치적 메시지와 새 정부의 운영방향 및 그 정권의 성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역대 인수위원회 위원장을 통해 역대 정권의 국정운영 철학과 인사스타일을 정리해 봤다.
헌정 사상 첫 인수위원장은 노태우 정권 출범당시의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았던 고 이춘구 전 의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 의원은 하나회 출신으로 12.12에는 가담하지 않았지만, 민정당 사무총장을 지낸 신군부 실세였다.
당시 직선제 개헌 후 민주화 바람을 무시할 수 없었던 노태우 당선인은 5,6공을 잇는 가교 역할 및 정권의 안정성을 담보하는데 적합한 인물로 이 전 의원을 선택했다.
1992년의 김영삼 당선인은 인수위원장으로 정원식 전 국무총리를 선임했다.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신군부 세력을 배척하는 차원에서 문민정부에 어울리는 학자출신 인물을 인수위원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이외에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민주 투사로 굳어진 김 당선인의 약점을 보완하는 의미도 부여 됐다.
1997년 김대중 정부 출범시절에는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이 인수위원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김 당선인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IMF 사태 극복이었는데 이를 위해서 계파간 갈등은 물론 김영삼 정부와 과거 신군부 세력까지 아우를 수 있는 '화합형' 인물이 필요했다
이에 적합한 인물로 신군부, 민정계, 민주계까지 폭넓은 인맥을 가진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이 적임자로 발탁됐다.
2002년 노무현 당선인은 임채정 전 국회의장을 인수위원장으로 선임했다.
그는 인수위원 대부분이 소장파 진보적 성향의 교수로 구성된 인수위원회에서 조율과 정무적 역할을 맡았다. 학계가 추구하는 '이상'과 정치권의 '현실'을 조화시켜 정책공약을 빠르게 구체화하는 '실무형' 위원장이 발탁배경이었다.
2007년 이명박 당선인은 실용성과 참신성을 인선기준으로 내세워 정치권 인사들을 배제, 대학총장들이 인수위원장 후보에 올랐다. 그 중 첫 여성 위원장이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직선제 총장 4선에 성공한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받은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을 인수위원장으로 선임했다.
박 당선인은 전날(26일) 인수위 인선과 관련해 "조만간에, 빠르면 내일이라도, 다는 아니지만 부분 부분 발표해 나가겠다"고 밝혀 27일 인수위원장을 비롯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일부 인선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당선인이 고민해온 인수위원장의 기준은 '국민대통합'과 '민생우선' '정치쇄신' 등이 꼽힌다.
이에 따라 현실 정치와 정책과제를 골고루 이해하는 실무형 인사를 고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보면 '탈 영남', 이념적으로는 '중도 진보인사'가 물망에 오르고, 민생우선을 고려하면 경제전문가들이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