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검토
정부가 논란이 되어 온 종교인 과세문제를 법 개정을 통해 해소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세법상 특정 종교인에게 면세혜택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권해석을 통한 과세추진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제시됐으나,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과세대상을 명확히 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셈이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재정부는 현재 종교인 소득을 근로소득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작업을 추진 중에 있다.
정부는 당초 종교인 소득을 근로소득에 넣을 것인지,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 할 것인지에 대해 고심한 끝에 근로소득으로 과세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향후 종교인 근로소득세 과세가 추진될 경우 근로소득의 범위를 규정한 소득세법 시행령 38조에 관련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 공평과세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소득세 3대 개정작업 중 하나로 종교인 과세를 손꼽은 바 있다. 다만 현실을 고려해 종교단체와의 협의를 진행하고 비과세 요건 등을 조율해왔다.
국민 여론은 상당히 우호적인 상황이다.
이른바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 국민 모두 소득에 맞게 조금씩이라도 세금을 내야한다) 원칙에 따라 종교인도 소득세 부과대상에서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 상태다.
다만 정부는 구체적인 시행시기 등을 놓고 최종결정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말경에 발표될 시행령 개정안에 포함될지 여부도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과세시기, 과세방법 등 기술적인 방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달 시행령 개정안에 포함될지 여부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종교인에게 전격 과세가 시행된다고 해도 예상되는 세수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대형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성직자가 사실상 면세점을 오가는 명목소득을 올리고 있고, 이외에도 교회 관리비, 유지비 등을 제외하면 과표는 그리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재 천주교를 포함해 일부 목사, 승려들도 자발적으로 소득세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과세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실제도 과세가 시행되더라도 한해 세수효과는 100억원 안팎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