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27일 통 큰 양보를 통해 제안한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거부한 것은 새 정부의 언론 장악 음모가 진행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정부조직 개편의 필요성은 박근혜 정부가 더 필요할 텐데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는 것은 민주당이고 본인들이 요구한 것까지 양보했는데 또 걷어차였다"면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민주통합당은 IPTV(인터넷TV) 인·허가권과 법령 제·개정권을 제외한 모든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것과 비보도 PP(일반채널사업자) 업무를 미래부로 이관하도록 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제안은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방송정책을 방송통신위원회에 계속 남겨두겠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ICT가 창조경제의 핵심역할을 수행하는데 결정적 장애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내각이 구성되지 않은 파행적인 국정운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을 '용수철 정당'이라 했는데 이야기하다보면 나아졌다가 모처(청와대)에서 얘기하고 오면 이렇게 강해진다. 어떻게 함께 할 수 있는지, 국회를 정말 인정하는지, 야당을 인정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청와대를 협상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그는 "방송은 언론 자유의 꽃이고,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며 "60년간 우리 사회 민주화에 언론이 한 역할과 언론의 자유를 만들어 왔던 과정이 있는데 이를 훼손하는 본질이 드러났다"며 박근혜 정부의 언론 장악 음모를 드러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이한구 대표가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요리채널에 새누리당 냄새와 민주통합당의 냄새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이걸 갖고 공정방송과 연결시킨다'는 말을 듣고 종합유선사업자(SO)와 채널사업자(PP)를 구분하기 어려운데 어떻게 저런 요구를 하는가 싶었다"며 그러나 "양보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이 어딘가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문방위원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보도 PP를 제외하고 상업성 PP(골프채널, 요리채널, 쇼채널, 오락채널 등)를 내주기로 통 큰 양보를 했다"면서 이날 새누리당에 제안한 협상안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음을 전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에게 전화해 이야기를 했다"며 "이한구 대표가 말한 부분을 우리가 양보하겠다. 보도와 비보도를 나눌 수는 없지만 새누리당이 얘기하는 비보도 PP를 미래부로 옮기는 데 동의하겠다고 협상안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때만 해도 협상안을 받아들이는 느낌이 들었지만, 전화 통화 후 4시간만에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청와대의 개입을 강하게 의심했다.
우 원내수석은 "방송의 핵심만 남기고 방송콘텐츠를 필요한 ICT에 모든 것을 넘기겠다고 제안한 것을 거부한 것"이라며 "우리가 걱정한대로 박근혜 정부의 핵심은 ICT의 성공보다 방송장악에 그 본질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언론의 자유, 60년간 우리가 지켜온 민주주의를 위해 박근혜 정부와 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며 "우리의 담대한 양보와 제안을 이렇게 무참히 거부하고 방송을 장악하겠다고 하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에 대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