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우스푸어와 렌트푸어의 채무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이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부동산 종합대책을 1일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우려를 막기 위해 경제적 자활의지가 있는 하우스푸어를 선별 지원하며 투기 목적이 아닌 실거주자(1주택자)에 한해서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금융사가 프리워크아웃제도 등을 도입해 채무조정을 확대하고 부실채권 매각 등 일정부분의 책임을 분담하는 지원책을 내놨다.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사람은 신청을 받아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채권을 매입하고 10년 후부터 원금을 분할상환하는 '매각제도'도 도입키로 했다.
주택을 매각하는 희망자에 한해서는 집주인이 주택을 리츠에 매각하고 그 주택을 임차해서 거주하는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렌트푸어를 지원하기 위해선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본인의 주택담보대출로 조달하면 세입자가 그 이자를 대신 내는 등 '목돈이 안 드는 전세'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 "원금 상환 어렵다? 그럼 채권매각하라" = 하우스푸어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택대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채권 매각제도(이하 매각제도)를 도입한다.
매각제도란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채무자의 채권을 주택금융공사가 매입해, 고정금리로 전환시켜주면 채무자는 최대 10년 동안 원금 상환을 유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유예한 기간동안 채무자는 은행 대출금리 수준의 이자를 납입하고, 유예기간이 지나면 원금을 분활상환한다.
대상자는 원금 상환 중이거나 거치기간 종료가 임박한 미연체 채무자 중 85㎡이하 1주택 보유, 연소득 5000만원 이하 채무자다.
올해 1조원 한도로 채권을 매입하고 내년부터는 주택금융공사의 여력을 감안해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대출 원리금이나 이자마저 부담하기 어려운 집주인은 주택 혹은 주택 지분의 일부를 리츠에 매각하고, 해당주택에 임차해 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1세대1주택 집주인이 임대주택 리츠에 아파트(85㎡이하)를 매각하면 리츠는 해당주택을 주변 시세에 따라 5년간 보증부월세 형태로 임대해 주는 방식이다.
임대기간이 끝나면 해당주택을 일반인에게 분양하되, 원래 이 주택을 소유하고 있었던 원소유자에게 우선권을 주도록 한다.
만약 집주인이 주택의 일부를 리츠에 매각한다면, 그 매각지분에 한해서만 사용료를 납부하고 그 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옵션도 있다. 5년이 지나고 집주인이 지분을 다시 사들인다면 주택의 소유권 회복이 가능하다.
원소유자가 재매입을 하지 않는다면 리츠가 이를 시장에 매각하고 최종 매각되지 않은 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주택보유 희망자에 한해서는 금융권이 자체적으로 연체 가능성이 있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상환기간을 연장해주고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는 등의 프리워크아웃제도를 확대하기로 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주택담보대출 프리·개인워크아웃 활성화를 위해 신용회복제도의 수혜범위를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키로했다.
3개월 이상 연체한 채무자에 대해선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부실 채권을 매입, 채무자가 동의할 경우 원금상환 유예 혹은 장기분할상환 전환 등의 채무조정을 실시한다.
정부 관계자는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것이란 우려가 많은데 이번 지원방안은 채무를 탕감해주는 것이 아니라 대출 상환스케줄을 조정해 부담을 분산시키는데 집중한 것"이라며 "경제적 자활의지가 있고 실거주 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람에 한해서만 지원하는 등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전세자금 마련? 목돈 안드는 방법있다" = 정부는 렌트푸어를 위해서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과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을 시행할 계획이다.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이란 대출이자를 세입자가 납부하는 조건으로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주택담보대출로 받는 방법이다. 이렇게 된다면 대출금리를 인하해주는 것.
금융사는 수도권 5000만원, 지방 3000만원 한도 내에서 집주인에게 담보대출을 하되, 이자는 세입자가 납부한다. 적용대상은 부부합산 연소득 600만원 이하 무주택자로서 전세보증금이 3억원 이하여야 한다.
이렇게 할 경우, 집주인은 보유한 주택 수에 관계없이 전세보증금 대출분에 대해 소득세 비과세를 적용받으며 전세자금용 담보대출 이자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 받는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도 폐지하며 집주인의 주택담보 대출규모에 비례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감면해준다. 집주인 담부대출시 연말까지 총부채상환비율(DTI)를 금융회사 자율로 적용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70%까지 완화한다.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 양도방식은 금융기관이 보증금 반환청구권을 양도받은 경우, 우선변제권을 부여해 전세대출의 담보력을 강화하는 제도다.
대상자는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에 적용되는 요건과 동일하며 세입자가 전세금을 대출한 금융기관에게 대출금의 120% 내에서 보증금 반환채권을 양도하는 방식이다.
금융사는 임대차계액서에 전세자금 대출 및 보증금 반환채권 양도사실을 특약으로 기재하며 금융사에 우선변제권이 있음을 인정, 저금리로 전세대출이 이뤄지도록 유도한다.
이밖에 4000만원이던 부부합산 연 대소득 기준을 4500만원으로 상향조정하고 대출한도를 현실에 맞게 8000만원에서 수도권 1억원, 지방 8000만원으로 대출요건을 완화했다.
정부 관계자는 "집주인 담보대출 방식을 할 때 LTV, DTI 규제를 완화한 것에 대해 기존 입장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는 일반 주택담보대출과는 다른 형태의 상품"이라며 "현행 규제체계를 적용하기에 다소 적합하지 않은 면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