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고시 14회 차석 합격, 세무사시험 수석합격, 공인회계사시험·사법고시 최고령 합격, 관세사시험합격 등 고시 5관왕이란 전무후무한 진기록을 갖고 있는 진행섭 변호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특히 그는 행정고시 합격후 재경부 관리로 주경야독하면서 4개의 고시를 패스해 고시에 관한한 전설적인 인물로 통한다.
1994년 공직퇴임 후 서초동에 변호사사무실을 내고 현재 조세소송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그는 "우리나라 조세법은 세금 빼 먹는 사람을 잡는 것 위주로 만들어져서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에 몰라서 억울하게 세금을 내는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고 있다"며 조세법을 좀 더 쉽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억울한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는 납세자들도 세금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오늘날 영어가 필수이듯이 세금도 중요한 상식 중에 하나이므로 모든 국민이 세법을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진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 최근 조세소송 추세는
- 현재 조세소송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감소 이유는 행정소송 전에 납세자가 불복을 청구할 수 있는 과세전적부심사제와 이의신청, 심사·심판청구 등 과세절차의 활성화로 납세자들의 주장을 수용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 반면 납세자의 권리의식 향상으로 오히려 불복청구가 증가될 것 같은데
- 예전에는 납세자들이 불복 청구하는 방법을 몰라 포기하는 사례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그런 사례는 없는 것 같다. 그러나 국세청도 과세 자체에 신중을 기하고 있어 조세소송까지 가는 건수는 실제로 얼마 되지 않는다.
▲ 국세청이 얼마 전 조세소송 국가 승소율이 94.3%라고 발표했다
- 이미 심사·심판청구 등의 과세절차 단계에서 국세청이 수용할 것은 수용했을 것이다. 따라서 조세소송까지 이어진 내용은 부과하는 데 법적인 하자가 없는 것이어서 납세자들이 승소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이 중 억울한 과세가 이뤄진 부분을 해결하는 일이 내가 해야할 일이 아닌가
▲ 세무사·공인회계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처럼 국가고시에 도전한 동기와 비결은
- 행시에 합격한 후 재무부, 국세심판원 등에서 근무하는 동안 조세분야를 접할 기회가 많아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합격 비결은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식사를 거르지 않고 숙면을 취하면서 체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신이 하고 있는 공부에 대한 목표의식이 뚜렷해야 한다.
▲ 진 변호사 같은 조세전문가들은 어떤 방법으로 절세 하고 있는지
- 사실 우리나라 조세법 상으로 절세 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오히려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조만간 시행되면 더욱 더 어려워질 것이다. 다만, 납세자들은 법을 몰라서 억울한 세금을 내는 경우가 없도록 평소에 세금에 대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
▲ 국세청 고문 변호사를 맡고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외 다른 사회적 활동은
- 정확히 말하면 국세청 고문 변호사가 아니라 중부지방국세청 고문 변호사를 맡고 있다. 이 외에 국세심사위원회, 금융분쟁조정위원회(금감위 산하)에서 활동하고 있다.
▲ 납세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앞으로의 계획
- 앞서도 말했듯이 납세자들은 몰라서 억울한 세금을 물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예를 들면 한 납세자가 부가가치세에 대해 아는 게 없어 절차상의 오류를 범했다고 하면 국세청 입장에선 이같은 오류 때문에 과세할 수밖에 없게 돼 납세자는 억울한 세금을 내게 된다. 결국 '모르는 게 죄'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납세자들도 자신에게 이런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평소에 세금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납세자들이 억울한 세금을 내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
[학력]
□1946년생
□ 남성고등학교 졸업(1966년)
□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 졸업(1970년)
□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과학과 졸업(1981년)
[주요 경력]
□ 행시 합격(14회)
□ 재무부 관세국 근무
□ 재무부 국세심판소 근무
□ 제22회 세무사 시험 수석 합격
□ 제22회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 세무대학 교수요원
□ 제32회 사법시험 합격
□ 증권감독원 외부감사심의위원, 보험감독원 분쟁조정위원, 관세청 관세심사위원 역임
□ 現 중부지방국세청 고문,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금감위 금융분쟁조정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