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고령화 진입 속도를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가 결혼 연령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계속된 경기침체의 여파로 경제사정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신혼집 마련, 자녀양육비 걱정 등 경제적인 문제로 대한민국 선남선녀들의 결혼이 점점 더 늦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평균 남성 초혼연령은 사상 최초로 32세를 넘었고, 여성 초혼연령도 29세 중반을 기록해 조만간 30세를 넘어설 전망이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2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이 남성, 여성 모두 많아지며, 10년 전에 비해 2.4세나 상승했다.
우선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혼인 건수는 32만7073건으로 전년 대비 2000건(0.6%) 가량 줄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인 조혼인율도 6.5건으로 2011년에 비해 0.1건 감소했다.
특히 평균 초혼연령이 부쩍 상승했다.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 32.1세, 여자 29.4세로 전년 대비 각각 0.2세, 0.3세씩 증가했다.
남자 평균 초혼연령의 경우 지난 2003년 처음으로 30세를 넘은 뒤 10년만에 32세를 넘어섰다. 여자 평균 초혼연령도 지난 2002년 27.0세보다 2.4세 많아지며 조만간 30세를 뛰어넘을 기세다.
평균 재혼연령도 남자 46.6세, 여자 42.3세로 전년 대비 각각 0.3세, 0.4세 가량 상승했다. 10년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4.5세, 여자는 4.4세씩 많아졌다.
남성·여성 모두 주요 혼인 연령층의 나이가 부쩍 많아졌다. 전체적으로 20대 후반 혼인비율이 급속도로 감소한 반면, 50∼60대 이상 고령층의 혼인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성별 혼인 연령층은 남자의 경우 30대 초반(30∼34세)이 전체 혼인의 39.7%(12만9900건)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지난 2006년까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20대 후반 혼인비율은 25.7%(8만4200건)로 2011년보다 무려 10%p 가량 감소했다.
여자의 경우 20대 후반(25∼29세) 혼인 비율이 40.3%(13만1800건)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20대 후반 여성의 혼인 비율은 10년새 9.5%p나 급감했고, 30대 초반 혼인 비율이 전년 대비 9.1%나 늘었다.
남성의 경우 50대 후반(8.6%↑), 60대 이상(4.4%↑) 등에서 혼인이 크게 늘었고, 여성도 60대 이상(11.7%↑)에서 가장 놓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초혼연령이 남자는 32.1세, 여자는 29.4세로 상승하는 등 만혼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