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고령화 사회 진입이 가속화되며 50대 이상 고령층의 황혼이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전체 이혼 건수에서 차지하는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들의 이혼 비율이 결혼 4년차 이하 부부들의 이혼 비율을 넘어섰고, 남성·여성 모두 평균 이혼연령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2013년 혼인·이혼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평균 이혼연령이 남성과 여성 모두 0.5세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지난해 우리나라 총 이혼 건수는 11만4316건으로 지난 2011년과 비교해 32건 늘어나는데 그쳤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인 조이혼율도 2.3건으로 전년과 유사했고, 지난 1997년 2.0건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평균 이혼연령 상승세가 지속됐다. 성별 평균 이혼연령은 남자는 45.9세, 여자는 42.0세로 전년 대비 남녀 모두 0.5세 많아졌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평균 이혼연령이 남자는 5.3세(40.6→45.9세), 여자는 4.9세(37.1→42.0세)나 상승했다.
이처럼 평균 이혼연령이 상승한 주요 원인은 남녀 모두 50대 이상에서 황혼이혼 비율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남자의 경우 주 이혼 연령층은 40대 초반으로 전체의 19.6%를 자치했지만, 2011년과 비교해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까지의 이혼은 감소한 반면 50대 이상의 이혼율이 급증했다.
실제로 남자 이혼율은 50∼54세 1만7900건(5.3%↑), 55∼59세 8600건(8.0%↑), 60세 이상 8500건(6.1%↑) 등으로 50대 이상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
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1년과 비교해 30대 이하 연령층에서의 이혼은 감소한 반면 40대 이상 연령층의 이혼 비율이 눈에 뜨게 증가했다.
여성 이혼 건수는 40대 초반이 2만2500건(19.7%)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이상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50대 이상 이혼 건수는 50∼54세 1만3300건(6.7%↑), 55∼59세 6100건(8.1%↑), 60세 이상 4700건(9.6%↑) 등으로 급증했다.
한편 이혼한 부부들의 평균 혼인지속기간은 13.7년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0.5년, 10년전 대비 2.4년 늘어나며 증가세가 계속됐다.
특히 결혼 20년차 이상 부부들의 이혼 비율이 26.4%로 크게 늘었다. 2011년까지는 결혼 4년차 이하 부부들의 이혼 비율이 가장 높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20년차 이상 부부들의 이혼 비율이 4년차 이하 이혼 비율(24.7%)를 추월했다.
결혼 30년차 이상 부부들의 이혼도 지난해에만 8600건(8.8%↑)이나 접수되는 등 10년 전에 비해 2.4배나 증가했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연령별로 보면 50대 후반, 60세 이상에서 이혼 증가율이 빠르게 나타났다"며 "우리사회의 고령인구 증가, 평균수명 증가 등의 영향으로 고령층의 혼인과 이혼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