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이 유가 변동에 민감한 경영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석유화학, 윤활기유, 해외원전개발 같은 정유 관련 분야는 물론 배터리, 전자소재, 해외 신시장 개척 등 사업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유가가 재채기 하면 정유사 영업실적은 몸살을 앓는다
정유사들이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은 정유부문의 영업실적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정유사들의 영업실적을 분석해 보면 수입 원유가가 조금만 움직여도 손익은 유가변동폭의 수 배에서 수십 배까지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변동에 따라 경영실적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유4사의 3개년 영업이익을 보면 2011년에는 모든 회사가 전년대비 60~150% 증가했는데 2012년에는 40~60% 감소했다. 이를 분기별로 봐도 분기마다 영업이익이 수십배씩 출렁인다.
정유4사 연간 영업이익(억원) 상장정유사 분기 영업이익(억원)
업계 관계자는 “전체 사업에서 원유정제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70~90%에 달하기 때문에 유가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정유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털어놨다.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투자 확대...해외 공장설립 통한 글로벌화 박차
정유사들은 석유정제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파라자일렌, 벤젠, 톨루엔 등 화학제품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급 윤활기유 분야나 해외 원전개발에서도 외국유명회사와 합작을 통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밖에도 배터리, 정보전자부품, 신소재 개발 등 신성장 동력 발굴에 대한 연구개발과 시설구축에도 적극 투자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를 돌며 유전을 찾아내고 있다. 유전개발 사업은 아직 매출 비중이 미미하지만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벌써 30%가 넘어 이익안정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밖에도 종합화학, 윤활기유 등 석유정제 관련 제품은 물론 배터리, 정보전자 부품 분야까지 사업영역을 넓혀 유가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GS에너지를 설립했다. 에너지 관련 사업 지주회사인 GS에너지를 통해 신성장사업을 전담케 하기 위해서다. GS에너지는 KAIST를 비롯한 많은 대학연구소, 정부연구소와 2차전지소재, 바이오부탄, 탄소섬유 등 차세대 석유화학분야의 중심이 될 제품들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GS칼텍스는 특히 해외 공장이나 지사 설립을 통한 시장확장이 눈에 띈다. 중국 베이징, 산동, 랑팡, 쑤저우, 상해에 공장과 지사, 주유소를 진출시켰고 체코에 설립한 복합수지 자회사에서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특수 플라스틱을 개발해 BMW와 벤츠를 공략하고 있다.
정유사 사업다각화 추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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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명 |
사업다각화 추진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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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
▶석유개발-CIC승격, 브라질 광구매각-->영업익 31% 차지 ▶배터리-獨콘티넨탈 합작 SK콘티넨탈 이모우션 출범 ▶정보전자-LiBS 8/9호기 확장, FCC 2호기 확장, TAC필름 생산 ▶종합화학- 日 JX에너지 합작, 울산 130만톤, 싱가포르 22만톤, 인천 130만톤 등 282만톤 계획 ▶윤활기유-JX, 인도네시아, 스페인 LBO 합작 추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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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
▶신성장사업-지주회사 GS에너지 설립, 2차전지소재, 바이오케미칼 등 신성장 사업 전담. 바이오부탄, 탄소섬유 개발. KAIST등 공동연구 ▶중국진출-베이징,산동,랑팡,쑤저우,상해 : 석유, 석유화학, 윤활유, 방향족 공장, 주유소 설립 ▶복합수지- 중국, 체코, 경남 진주 공장 건립 26만톤, 국내유일 기능성 플라스틱(자동차부품용)생산. BMW, 벤츠 공략 ▶파라자일렌-日쇼와셀, 타이요 3사합작 세계최대 235만톤 여수공장 시설확장 ▶고도화시설-4단계 고도화시설인 중질유분해시설 완공. 업계최대 고도화설비 구축 ▶2차전지-日 JX NOE 합작 리튬전지 공장 준공. 국내최초, 세계2번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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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IL |
▶파라자일렌-온산공장 확장 1조3천억원. 세계 최대 단일공장 ▶고도화시설-1조원투자 벙커C 크래킹센터 완공, ▶윤활기유-국내최대 하루 39,700배럴생산, 인도,중국,베트남과 미국,유럽,일본 장기판매계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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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
▶석유화학-日코스모석유 합작 5300억원투자 BTX 연150만톤 시설 완공. 벤젠, 파라자일렌 생산 ▶윤활기유-쉘 합작 현대쉘베이스오일 설립, 충남대산공장 기공 ▶저장시설확장-울산신항 5만톤선박 접안 40개 저유소. 일본,싱가폴 물량 유치 ▶미래성장동력-프로필렌 유도체 사업 개발 |
S-OIL은 온산에 1조3천억원을 투자해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파라자일렌 시설을 구축했고 윤활기유 분야에서도 국내 최대 생산시설을 갖춰 하루 3만9700 배럴을 생산한다. 이런 생산능력을 기반으로 인도, 중국,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과 장기판매계약을 체결해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사업다각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일본 코스모석유와 합작해 연간 150만톤 규모의 석유화학 시설을 완공했고, 충남대산에는 쉘과 합작해 윤활기유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이밖에도 울산에 접안시설과 저유소 건립을 통해 국내 최초로 유류탱크 터미널 사업에 진출해 일본, 싱가폴 등 동아시아의 석유화학 물동량을 노리고 있다.
2, 3년 전부터 시작된 정유사들의 이런 사업다각화 노력은 2015년경에 시설들이 완공되면 본격적으로 매출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사들은 이를 통해 정제부문에 집중된 영업구조를 분산시켜 원유가격이나 판매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영업체질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정유사들의 사업다각화 노력들이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등 너무 같은 분야에 중복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유사들의 PX부문 시설투자를 집계해보면 460만톤 규모”라며 “중국의 석유화학설비 증설로 아시아권 증설이 670만톤에 달해 동남아시아 시장의 공급과잉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