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저녁, 28명의 국세청 고참급 사무관들에게 반가운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복수직)서기관 승진' 통보. 이 전화 한 통을 받기 위해 십 수년을 피땀 흘려 일해온 승진자들은 퇴근 무렵,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27일 단행된 상반기 복수직 서기관(4급) 승진인사를 통해 총 28명의 사무관들이 승진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서기관 승진인사는 김덕중 국세청장 취임 후 처음 단행되는 서기관 승진인사로 어떤 인사경향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됐었다.
전체 승진인원 중 7명이 특별승진을 통해 서기관 반열에 올랐으며 청별로는 본청이 15명, 서울국세청 5명, 중부국세청 4명, 대전·광주·대구·부산국세청은 각 1명씩 승진자를 배출했다.
이번 서기관 승진인사의 특징은 여풍(女風)과 서울·경기 출신들의 약진(躍進), 이 두 가지로 요약된다.
역대 국세청 서기관 승진인사 사상 최대 인원인 3명(전애진 국세청 국제조사과2계장, 이신희 서울국세청 행정계장, 한숙향 서울국세청 무한추적1계장)이 한꺼번에 승진자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행정고시 46회 출신 전애진 국세청 국제조사2계장은 국세청 전체를 통틀어 최연소(1978년) 서기관이 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 동안 '모수(母數)'의 상대적 부족으로 인해 서기관 승진 명단에서 드물게 찾아볼 수 있었던 서울과 경기지역 출신들이 전통적 강세지역 영남과 호남 출신 승진자들을 밀어내고(?) 대거 승진자 명단에 포함, 눈길을 끌었다.
전체 28명 승진자 중 서울·경기 출신 8명, 호남 8명, 대구경북 5명, 부산경남 1명, 충청 4명, 강원 2명 등 지역안배가 이뤄졌다.
국세청은 당초 청별 업무난이도를 감안해 차등화 된 최소승진연한을 설정, 승진자를 가릴 방침이었으나 일부 지방국세청의 경우 기준(최소승진연한)을 충족하는 승진자원이 고갈, 승진자 발탁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후문이다.
지방국세청 직원들의 사기와 지역정서 등을 감안해 승진자를 뽑았지만, 상대적으로 업무강도가 높은 본청과 수도권청 직원들에 비해 타 지방국세청 직원들의 승진연한이 짧아지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인사권자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임용구분별로는 9급공채 9명, 8급특채 10명, 7급공채 3명, 행시 6명으로 배분됐다.
국세청은 오는 28일(화요일) 오전, 수송동 국세청사 5층 대회의실에서 승진자 가족들을 초청한 가운데 임명장 수여식을 가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