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임기 5년 동안 수행할 총 135조원 규모의 국정과제 이행계획과 함께, 필요한 재원마련을 실현할 로드맵을 담은 '공약가계부'를 발표했다.
4대 국정기조로 선정한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구축 등에 135조원을 모두 쏟아 붓고, 세입확충과 세출절감으로 '실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민들의 추가적인 세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등의 세율을 인상하지 않고, 새로운 세금을 만들지 않는 등 직접적인 증세 없이 공약가계부 실천에 필요한 재원을 모두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31일 서울시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가정책조정회의를 개최하고, 총 134조8000억원 규모의 '박근혜 정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정지원 실천계획(공약가계부)'을 발표했다.
역대 정부 최초로 작성돼 국민들에게 공개된 이번 공약가계부에는 지난해 3월 새누리당이 내놓은 4·11 총선공약,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 정부의 140개 국정과제 등이 담겼다.
□ 공약가계부 134.8조원, "도대체 어디에 쓰나?" = 박근혜 정부가 올해부터 2017년까지 국정과제 이행에 쏟아 붓는 예산은 총 134조8000억원 규모다. 정부는 4대 국정기조를 중심으로 140개 과제를 선정해 공약가계부를 실천해 나갈 계획이다.
큰 줄기의 국정기조별 공약가계부 재원은 ▲경제부흥 33조9000억원(25%) ▲국민행복 79조3000억원(59%) ▲문화융성 6조7000억원(5%) ▲평화통일 기반구축 17조6000억원(13%)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경제부흥 분야의 경우 청년창업 및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데 1조1000억원, 국가 과학기술 혁신역량을 강화하고 우주강국 실현을 지원하는데 8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서민·중산층 주거불안 해소를 위한 보편적 주거복지 실현에 11조6000억원, 학생·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경감을 위한 고교 무상교육 및 반값등록금 지원 등에도 8조7000억원을 지출한다.
국민행복 부문에는 국정기조 중에서 가장 많은 79조3000억원을 쏟아 붓는다. 우선 저소득층을 위한 맞춤형 급여체계 구축에 7조4000억원, 노후생활 보장을 위한 어르신 국민행복연금 등 노인지원 강화에 18조3000억원이 들어간다.
4대 중증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 의료비 부담 완화에 2조7000억원, 자녀장려세제 도입 등 출상장려 정책 및 무상보육 확대에 16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문화융성 분야의 경우 문화·예술·체육·콘텐츠산업 등 문화분야 투자규모를 2017년까지 정부재정의 2% 수준까지 확충하기 위해 총 6조6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주민자치센터, 문예회관 등을 리모델링해 지역밀착형 복합문화 커뮤니티센터를 조성하고자 3000억원을 쓴다.
예술인 창작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예술인 창작활동 지원을 위해 1000억원, 음악·게임 등 대중문화산업을 육성하는데 2000억원을 쓰기로 했다.
평화통일 기반구축 등의 부문에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마련 등 방위력 개선에 4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2017년까지 병 월급을 상병기준 현행 9만7500원에서 19만5000원까지 2배 인상하기 위해 1조4000억원을 지출한다.
□ 증세없이 134.8조원 마련…"비과세·감면 정비, 지하경제 양성화" = 정부는 공약가계부 실천을 위해 필요한 134조8000억원의 실탄을 세율인상·세목신설 등 직접적인 증세 없이 마련할 방침이다.
우선 국세 및 세외수입 확충으로 50조7000억원을 마련하고, 투자우선순위를 조정하거나 재정제도를 개선하는 등 강력한 세출구조조정을 통해 나머지 84조1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직접적인 증세 없이 비과세·감면 정비를 통해 18조원, 지하경제 양성화로 27조2000억원, 금융소득 과세 강화로 2조9000억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비과세·감면은 일몰이 도래하면 원칙적으로 종료하되, 꼭 필요한 경우에만 재설계해 도입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서민·중산층 대상 세제지원 제도는 세부담이 늘지 않도록 그래도 유지하거나 단계적으로 축소할 방침이다.
지하경제 양성화의 경우 고의적인 소득탈루, 민생침해형 탈세 등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분야를 중심으로 시행한다. FIU 정보 등을 활용해 탈세를 차단하는 등 세무행정을 강화하고, 현금영수증과 전자세금계산서 의무발급 업종과 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그동안 근로소득에 비해 세제혜택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았던 금융소득에 대한 과세를 한층 강화한다. 과세대상에서 제외됐던 금융상품과 금융거래를 과세로 전환하고, 주식양도차익 과세대상 대주주의 범위를 추가로 확대한다.
불공정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강화 등으로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불법행위를 근절시킴과 동시에 2조7000억원 규모의 세외수입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국정과제 이행재원의 62%에 해당하는 84조1000억원은 세출절감으로 조달한다. 정부 재정지출을 조정해 SOC 분야에서 11조6000억원, 산업 분야에서 4조3000억원, 농림 분야에서 5조2000억원, 복지 분야에서 12조5000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공약가계부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연차별 소요 및 재원대책을 매년 예산안, 세법개정안, 국가재정운용계획 등에 반영할 방침이다.
공약가계부는 확정된 금액은 아니며 매년 경제·재정여건 변화를 감안해 연동계획으로 수립 관리하기로 했다.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정부가 공약가계부를 발표하고 그동안 내놓은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며 "국민들게 신뢰를 줄 수 있고, 책임있는 정부로서 공약을 실천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