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이 금융회사의 규정 위반 과태료를 늘리고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할 방침이다.
금융 소비자 보호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 그 목적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6일 이 같은 계획을 발표히고 다음 달 중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시행은 하반기 중 이뤄진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초 과태료 부과 체계를 검토할 것을 직접 지시한 바 있다.
손영채 금융위 금융제도팀장은 "한 금융회사가 비슷한 종류의 규정 위반을 여러 번 한 경우 하나의 건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되면서 제재 효력이 약해지고, 검사 주기에 따라 과태료 금액이 달라 형평성 문제도 있었다"며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개정 규정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여러 개의 규정 위반을 한 경우 각 건에 대해 과태료가 부과된다.
양정 기준이 세분화되고 위반 횟수에 비례해 과태료가 부과되는 것. 양정 기준에는 고의 여부 및 소비자 피해 규모 등이 반영된다.
이에 따라 기존 과태료의 8배인 약 4억원까지 금액이 증가할 수 있다.
다만 금융 당국은 위반의 중대성(경미·보통·중대)을 고려해 과태료를 결정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A은행이 구속성 예금(대출을 빌미로 예금 등의 가입을 강요함)을 판매한 경우 그동안은 5000만원 한도에서 과태료가 부과됐으나 앞으로는 위반 건수에 따라 증액될 수 있다.
단, 예외 규정을 둔다. 예를 들어 과태료가 자본의 10%를 초과해 부담 능력이 부족하거나, 과태료 예상액이 법률상 한도에 비해 과도한 경우 등은 감경될 수 있다.
한편, 금융회사 과태료 부과 횟수는 2010~2012년 145건에서 777건으로 5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과태료 금액도 4억3500만원에서 32억5700만원으로 7배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