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자영업자들이 부가가치세가 면제되는 농수산물을 구입할 때 약 7.4%의 부가세 매입세액을 공제 받는 '농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가 축소·폐지되는 방안이 검토된다.
중소기업 등에 적용되는 기업의 어음제도 개선을 우한 세액공제를 올해 연말로 종료하고, 재활용폐자원 부가세 의제매입세액공제 제도도 재설계하거나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연구원은 26일 서울시 가락동 조세연구원 대강당에서 '과세형평 제고를 위한 2013년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 관련 공청회'를 열고, 이와 같은 방안을 담은 비과세·감면 정비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김학수 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과세형평 제고를 위한 2013년 비과세·감면제도 정비에 대한 제언'을 발표하고 ▲투자·고용 ▲근로자(소득공제) ▲연구개발 ▲중소기업 ▲저축지원(금융소득) 등 각 분야별 비과세·감면 정비 방안을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개인사업자 등에 대한 비과세·감면 제도도 정책목적이 달성됐거나, 과세형평성을 저해할 정도로 특정 업종 또는 고소득 개인사업자에게 혜택이 집중될 경우 우선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선 김 연구위원은 음식점 등에서 부가세가 면제되는 농수산물을 공급받거나 수입할 때 약 7.4%(108분의 8)의 의제매입세액 공제율을 적용해 부가세를 공제해주는 농산물 의제매입세액공제를 축소 또는 폐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면세유 및 기자재 영세율 등 농어민들에게 지원되는 세제혜택을 고려할 때 농산물 자체에 국내분 부가세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음식점에서 구입하는 농산물에 의제매입세액공제를 해주는 것은 너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김 연구위원은 "면세유, 기자재 영세율 적용 등 농어민 지원제도를 고려할 때 국내산 농산물에 포함된 부가가치세액은 미미하고, 수입농산물도 부가세가 거의 면제된다"며 "7.4%나 매입세액으로 간주해 공제해주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연구위원은 개인사업자들이 카드 매출전표 발급금액의 일정비율을 세금에서 공제받는 신용카드 등 사용에 따른 부가가치세액공제 제도도 점차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500만원인 공제한도를 축소하거나 공제율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대신, 정부가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김 연구위원은 기업 어음제도 개선을 위한 세액공제 제도도 현금성 결제비율을 상당한 수준으로 높이는데 크게 기여해 도입 당시의 정책목표를 달성한 만큼, 2013년 말에 예정대로 일몰을 종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 어음제도 개선을 위한 세액공제 제도는 대기업 등이 중소기업에게 구매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경우 일정액을 세액공제 해주는 혜택이다.
기업의 어음제도 개선을 위한 세액공제가 시행된 이후 지난 2000년 44.2%에 불과했던 현금성 결제비율은 2011년 92.2%로 크게 높아졌다.
김 연구위원은 재활용폐자원에 대한 부가세 의제매입세액공제 제도도 재설계하거나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원 재활용을 촉진해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절약하기 위해 재활용폐자원에 대한 부가세 의제매입세액공제가 도입됐지만, 현재 재활용 폐자원이나 중고차를 수집·판매하는 사업자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제도로 전락했다는 이유다.
한편 기획재정부 세제실은 이날 조세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비과세·감면 정비 방안을 검토, 오는 8월초 내놓을 2013년 세법개정안에 반영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