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국회" VS "날치기 본능"…與 무력화 시도에 野 반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사실상 차단해 폭력국회를 방지하겠다는 '국회 선진화법'의 개정 목소리가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 거듭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지레 겁먹은 것", "날치기 본능"이라고 반발해 정기국회의 또 다른 쟁점 이슈가 될 전망이다.
25일 오후 정기국회 일정 합의 문제로 회담을 가진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 전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내에서 국회선진화법 위헌청구소송 제기, 개정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국회선진화법을 퇴행시키는 것이다. '선진화법'은 문자 그대로 국회 운영을 선진화하자는 건데 이걸 변경하거나 퇴행시키자고 하는 건 국회를 후퇴시키는 것으로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국회를 선진적으로 운영한다면 전혀 두려워할 필요가 없고, 민주당도 새누리당에서 국회를 민주주의와 민생 중심으로 운영하면 적어도 국회선진화법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도록 할 용의는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과의 '3자 회담' 이후에 악화됐던 관계가 국회에서만큼은 제대로 된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여당의 통 큰 배려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최경환 원내대표는 "소위 '날치기'를 방지하려고 선진화법을 만들었다. 하지만 선진화법의 전제가 여야 간 서로 합리적이고 원만한 의사 결정 구조인데 (야당의) 장외투쟁으로 두 달째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이렇게 가면 국정 마비 무용론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야당이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원래 취지를 살려가면서 일할 수 있다"며 "몸싸움, 날치기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정을 마비시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을 방치하는 것도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전 원내대표는 "선진화법이 도마에 오르는 것은 그만큼 후진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선진화법을 두려워하는 여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꼬집었고 최 원내대표는 "그렇게 안 되도록 야당이 잘 해야(한다). 야당만 장외로 안 나가면 그럴 일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국회선진화법은 국회 폭력과 날치기 등 후진적인 국회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19대 개원 직후 여야 합의로 통과한 법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 체제가 주도한 쇄신안 중 하나였다. 때문에 새누리당 내에서 개정 또는 위헌청구소송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
민주당 소속 '민주적 국회운영 모임' 의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선진화법이 ‘식물국회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선진화법 시행 이후 단 한 번도 국회가 마비된 적이 없다"며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무기가 아니며 '민주'와 '민생'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반박했다.
전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24시간 비상국회 운영본부' 회의에서 "참으로 코미디다. (새누리당이) 지레 겁먹은 것인지 날치기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어느 쪽이든 선진화법 후퇴는 국회를 후진화시키겠다는 발상"이라며 "꿈도 꾸지 말 것"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