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자본이 금융회사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게 막는 '금산분리'(金産分離) 법안이 다시 수면 위로 오르며 재계를 떨게 하고 있다.
현행 은행법은 기업들이 자기자본 대신 고객 예금을 이용해 계열사에 투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한 수준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현대자동차·현대그룹·롯데그룹·한화그룹 등 대부분의 재벌 그룹들은 은행을 제외한 보험, 증권, 자산운용사와 같이 대형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금산분리가 한차례 완화됐다가 현 정부 들어 다시 규제를 강화할 것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으나 경제 침체라는 시기와 맞물리며 재계의 반대에 부딪쳐왔다.
하지만 동양그룹 계열사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기업어음(CP) 부실 사태가 커지면서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금산분리 강화의 필요성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새누리당 내의 의원 모임인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관련 법안의 추진에 다시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 10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재벌 총수들이 경제 민주화 요구를 외면하고 경제 활성화만 외친다면 이러한 참사가 재연될 수 있다"며 금산분리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국회에는 보험 및 카드 등 비(非)은행 금융사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강화하는 법안을 포함해, 대기업이 소유한 금융 계열사 지분을 축소하거나 제2금융권의 금산분리를 은행 수준으로 높이는 법안들이 계류중이다.
한편 17~18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국정감사가 열리는 가운데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 이승국 전(前) 동양증권 사장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사전에 동양그룹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을 개입했는지 의혹을 받고 이에 대한 추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