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우리금융 민영화'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서도 수차례 도전과 실패를 거듭한 만큼 정부의 의지도 남다르다.
그러나 계열사인 광주은행, 경남은행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며 순탄치 않은 과정을 예고하고 있다.
지방은행 매각은 올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정치권 입김을 받아왔다.
정부는 최고가 입찰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광주와 경남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 경제의 주권을 명분으로 환원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기정 의원(민주당, 광주광역시 북구갑)은 지난 6월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지역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지역민들에게 우선 협상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성창 전남대학교 교수는 "지방은행은 지역 밀착형 경영이 가능한 구조를 지니고 지역 금융 발전의 원칙을 내세우며 중소기업 대출 비율이 월등히 높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율은 74.4%에 달하고 있으나 만일 이들 은행이 시중은행 손에 넘어가게 될 경우 중소기업이나 영세민 대출이 줄어들 것이 우려되고 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와 경남은행 노조가 '경남은행 지역 환원'을 촉구하며 결의 대회를 열고 서명운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예비 입찰이 마감된 가운데,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은 신한금융지주회사(신한은행)와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을 포함해 BS금융지주(부산은행), DGB금융지주(대구은행), JB금융지주(전북은행) 등 지방은행,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경남·울산 지역 상공인), 광주은행 인수추진위원회(광주 지역 상공인), 광주은행 우리사주조합, 지구촌영농조합 등이다. 지역민들을 주축으로 한 비(非)금융 인수자들은 국내외 사모펀드(PEF)와 공동 인수를 추진중이다.
인수 주체들의 성격이 지역 주체와 시장 주체로 분명하게 갈리면서 지역구를 대변하는 일부 국회의원들이 지역경제 살리기를 강력하게 역설할 경우 지역경제와 시장경제 간 인수 당위성 논란도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향후 매각 절차가 진행될 증권 계열(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우리에프앤아이, 우리파이낸셜) 역시 난항이 예고된다.
NH농협금융지주와 KB금융그룹이 경쟁을 벌이며 쉽지 않은 과정이 예상된다.
이들이 소유한 NH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은 소형 영업을 위주로 하지만, 투자은행(IB) 업무를 할 수 있는 대형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할 경우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특히 경제 관료 출신인 임영록 회장과 임종룡 회장은 돈독한 선후배 관계로 향후 인수 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 금융권 관심이 뜨겁다.
우리은행의 경우 2000년대 초 정부의 공적 자금 12조8000억원이 투입된 뒤, 그동안 방만 경영 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려왔다.
정부 운영으로 생산성이 저하되고 이 때문에 민영화가 시급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수에 적합한 대형 자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국감을 앞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정부는 현재 공모 등을 통해 공적 자금 약 5조7000억원(45%)을 회수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