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자진신고제도, 리니언시가 실제로는 기업들이 처벌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도적으로 담합을 한 뒤 자진신고를 해 과징금을 감면받고 있다는 것.
1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리니언시가 자진신고에 면죄부를 주는 제도인데 담합 업체가 공정위 조사 이후 신고를 하고 면죄부를 받으면서 과징금까지 감면받는 제도로 악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기정 의원이 조사한 결과, 리니언시 적용을 받은 기업들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된 뒤에야 자진신고를 해 과징금을 면제받거나 감면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리니언시가 적용된 12건 중 10건은 공정위 조사 이후 자진신고가 이뤄졌으며, 감면해준 과징금은 실제 부과된 과징금의 절반 수준인 51.5%(1408억원)에 불과했다.
자진신고 현황을 보면 대기업들이 담합을 주도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뒤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면 짝을 이뤄 한꺼번에 신고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만 이러한 신고가 5건에 달했다.
이런 방식으로 리니언시 혜택을 본 기업은 동부하이텍, 영풍제지, 동부팜한농, 하나대투증권 등 대기업들이다.
최근 5년 동안 리니언시를 이용해 과징금보다 감면액이 많은 사건은 전체 92건 중 23건(25%)에 달했다.
성완종 새누리당 의원도 "대기업들은 시스템이 잘 구축돼있고 여건이 유리해 리니언시 적용을 비교적 수월하게 받지만, 중소기업들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대래 공정위 위원장은 "현실적으로 감경폭이나 감경률이 많아 손봐야하는 게 사실"이라며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나 기업에 워낙 큰 부담이 돼 유예기간을 둘 방침"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