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외환·국민은행 시작으로 노조위원장 선거 돌입
신구 후보 명분 싸움 치열…금노 선거 전초戰 될 듯
은행권이 내달 1일 외환은행 노조 선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일정을 치른다.
이번 은행권 노조 선거는 외환, 우리은행, 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의 선거가 몰려 있을 뿐 아니라 오는 12월 17일로 예정된 전국금융노조 선거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전초전 성격을 띄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기존 집행부가 그동안 은행권의 주요 현안이었던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우리금융 민영화와 메가뱅크 저지 등을 이끌었던 주축세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신구 세력간 불꽃 튀는 명분 경쟁이 향후 은행권의 방향추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1일 외환은행이 가장 먼저 노조위원장 선거를 치른다.
2연임을 통해 외환은행의 론스타 투쟁을 이끌어 온 김기철 위원장은 오는 12월 치러지는 금융노조 선거로 방향타를 튼 상태여서 김근용, 박진우, 황지환, 박중현 등 4명의 후보가 경합을 치르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김기철 사단에 있던 김근용 후보와 박진우 후보가 2파전을 치를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 치고 있다.
김근용 후보는 안경수 부위원장이 전략을 맡고 있는 등 현 집행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또 기존 집행부가 이뤄낸 '5년 독립경영' 합의를 철저히 지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박진우 후보는 노조 쟁의부장 출신으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 매각에 항거해 투쟁을 선두에서 이끈 강인한 면모가 부각되고 있다.
이번에 선출된 새 노조집행부가 하나금융과의 합의사항인 오는 2017년 1월로 예정된 독립경영 기간까지 노조를 이끌게 된다는 점에서 은행 내부는 물론 금융권에서도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융노조 최대 지부이기도 한 국민은행의 노조위원장 선거도 뜨겁다.
박병권 현 노조위원장이 재선 출마에 나선 가운데 금융노조 성낙조 대변인과 유강현 전 수석부위원장을 포함해 총 8명의 후보가 차기 노조위원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어윤대 회장 시절 우리금융과 ING생명 인수가 잇따라 좌절되고 ISS보고서 사태 등으로 어수선했던 분위기 속에서도 조직을 잘 이끌어 왔다는 평을 듣고 있는 박병권 현 위원장이 타 후보에 비해 한 발 앞서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노조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투쟁의 앞선에서 얼굴을 알린 성낙조 후보와 유강현 후보가 노동권에서 차지하는 무게감을 고려했을 때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선거전이 예상된다.
국민은행은 내달 1일 1차 투표를 실시해 최다 득표 후보가 과반수를 넘기지 못할 경우 같은 달 20일 결선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
현재 단계별 민영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은행도 다음달 13일 입후보등록을 시작으로 12월 3일 노조위원장 1차 선거를 치른다.
우리금융 민영화와 메가뱅크 저지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한 투쟁을 선두에서 이끌었던 임혁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30일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임 위원장은 2011년과 2012년 메가뱅크를 막아낸 경험과 정관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관련 기관과의 광범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임혁 위원장과 2파전을 벌이며 노조위원장에 재차 도전할 것으로 보이는 박원춘 씨가 과거 5표 차이로 분패했다는 점은 선거 결과를 속단하기 힘들게 하고 있다.
올해 초 유강현 수석부위원장과 정현숙 사무처장이 돌연 사퇴하며 내홍에 시달렸던 금융노조도 지부선거가 마무리되는 오는 12월 17일 새 위원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은행권에서는 아직 입장 표명은 하고 있지 않지만 현 김문호 위원장이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산은노조 강태욱 위원장이 재선을 포기했음에도 산업은행 출신인 김 위원장이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결국 금융노조에 대한 재도전 의지를 보여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게 될 후보로는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을 꼽고 있다.
외환은행에서 2연임을 통해 론스타 투쟁을 장기간 이끌어 온 경험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금융노조 위원장 선거는 각 지부의 선거 결과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특성이 있으며 최종 선거 전에 한 명의 후보를 정해 단일 후보로 결선을 치르는 관행이 있어 후보등록을 전후로 상당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금융노조 선거가 12월 17일에 열릴 경우 한 달 전인 내달 17일부터 후보등록을 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