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와의 거래에 대해선 납세자가 입증책임을 하는 방안에 대해 기획재정부가 난색을 표했다.
문창용 기재부 조세정책관은 5일 민주당 홍종학 의원·경실련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공평과세 실현을 위한 세제개편 방향' 토론회에 참석해 "조세피난처 거래의 입증책임을 납세자가 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토론회 발제를 통해 조세피난처 국가와의 거래에 대해선 비용공제를 부인하되, 거래사실여부를 납세자 측이 입증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이 같은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문 정책관은 "입증책임을 납세자로 전환하는 것은 소송법상 예외를 두는 것이라서 신중해야 한다"며 "프랑스는 해외계좌와 관련해서 입증책임을 납세자에게 주는 경우도 있지만 경우가 다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교수가 제안한 해외금융계좌 신고의무 위반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문 정책관은 "제도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형평성과 실효성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문 정책관은 "아직 역외탈세에 대해 처벌한 사례가 미미한 상황이고 해외계좌 신고제도도 도입된지 얼마되지 않아 여건이 성숙되는 모습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식양도차익 과세 강화와 관련해선 "점진적으로 대주주 대상을 넓혀가고 있다. 금융시장에 대한 과세는 점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전체적으로 봐가면서 중장기적으로 하나씩 과세대상을 확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자들이 최고세율 구간에 있으면 그 소득의 일부는 국가에 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소득 전부가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해서 탈세가 높다"며 "납세자 의식이 제고되고 걷은 세금을 투명하게 잘 집행한다면 선순환이 되면서 공평과세와 관련한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