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구 중 65세 이상이 7%에서 14%로 증가한 시간은 114년 걸렸다. 이 현상이 한국에서는 28년 만에 이뤄졌다.
인생 100세 시대. 은퇴 후를 준비하는 금융자산 관리는 정부와 국민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문제는 '언제, 어떻게, 얼마큼' 준비해야 미래에 적정한 대비를 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를 둔 스위스재보험은 21일 '한국의 고령화 이슈에 대한 재정 관리 및 향후 방향성 제언'의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스위스재보험은 지난 2001년 한국에 서울 지점을 설립한 바 있다.
스위스재보험에 따르면 전 세계 기대 수명은 평균 72.8세. 한국은 80세이며 2020년 82~83세, 2050년 일본의 평균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재보험이 20개국의 20만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중 42%는 '안정적 미래를 위해서 지금 비용을 낼 의사가 있다'고 했다.
이 중 30%는 개인연금 및 고용연금에 더 투자할 의사가 있으며, 11%는 세금을 더 낼 용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은퇴 후 지출을 줄이겠다, 은퇴를 늦게 하겠다, 가족에게 의존할 계획이다'라는 답변들도 있다.
마리안 길크리스트(Marianne Gilchrist) 대표는 "인구 고령화와 의료 비용 상승으로 각국 정부의 의료비 지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길크리스트 대표는 17년 동안 러시아, 싱가포르, 홍콩에서 근무하며 아시아 국가의 보험 시장에 대해 연구중이다.
길크리스트대표는 "한국 정부가 부담해야 할 의료비 격차가 2020년까지 170억 달러 발생할 것"이라며 "한번 중병에 걸리는 것만으로도 평생 저축한 돈을 한꺼번에 써야 할 수 있어 순수하게 저축에 의존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국내총생산(GDP) 중 18%가 의료비로 지출되며 홍콩은 효율적인 시스템을 운영, 5%에 그치고 있다.
이날 2번째 발표를 맡은 한동희 노인생활과학연구소 대표는 "한국의 고령화는 급진전 중이나 부정적인 관점만 다루면 해결이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역사회가 지역에 맞는 해결 방안을 만들고 기업들이 관련 사업에 적극 참여해, 업계의 전략과 정부의 정책이 공존해야 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무엇보다 고령화사회를 극복해내려면 전반적인 사회 동향이 긍정적으로 가야 한다.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은 한국이 어떻게 노인 문제를 해결할 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