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우리금융 민영화'는 올해 금융시장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이다.
외환 위기 이후 13년 동안 정부가 소유한 우리은행 및 자회사들이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 지 금융권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KDB금융그룹 민영화는 경기 침체를 이유로 보류됐지만, 자회사인 KDB대우증권은 여전히 잠재적 매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우리금융 민영화는 수차례 도전과 실패를 거듭한 바 있다.
새 정부 초기에 민영화 의지가 집중되는 만큼 최근 들어 갈수록 매각 작업이 고전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금융 자회사들은 모두 이달 중 본 입찰을 거치게 된다. 지난 2일 입찰을 마감한 우리에프앤아이(우리F&I), 우리파이낸셜에 인수 의사를 나타낸 곳은 KB금융그룹과 대신증권이다. BS금융지주는 우리F&I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이들 회사의 예비 입찰에는 각각 9곳, 5곳이 적격 후보로 선정됐다. 상당수가 인수를 포기한 것이다.
오는 16일에는 우리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우리투자증권을 포함해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이 본 입찰을 실시한다.
가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KB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지주는 예비 입찰에서 1조원 안팎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우리자산운용과 우리저축은행이 차지하는 가치는 '0원'이며 심지어 우리아비바생명은 마이너스(-)2000억원이다. 4개 계열사 전체의 자기자본 4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4분의1 수준에 그쳐 헐값 매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무엇보다 큰 변수는 최근 금융 당국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는 KB금융그룹이다. KB금융은 경남은행, 광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자회사의 예비 입찰에 참여,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근 해외 지점의 비자금 횡령과 같은 금융 사고에 휘말리며 리스크가 커졌다.
23일 본 입찰을 앞둔 광주은행, 경남은행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며 순탄치 않은 과정을 예고하고 있다. 지방은행 매각은 올 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정치권 입김을 받아왔다.
정부는 최고가 입찰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광주와 경남 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 경제의 주권을 명분으로 환원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와 경남은행 노조가 '경남은행 지역 환원'을 촉구하며 결의 대회를 열고 서명운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 예비 입찰이 마감된 가운데,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은 신한금융지주회사(신한은행)와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을 포함해 BS금융지주(부산은행), DGB금융지주(대구은행), JB금융지주(전북은행) 등 지방은행,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경남·울산 지역 상공인), 광주은행 인수추진위원회(광주 지역 상공인), 광주은행 우리사주조합, 지구촌영농조합 등이다. 지역민들을 주축으로 한 비(非)금융 인수자들은 국내외 사모펀드(PEF)와 공동 인수를 추진중이다.
한편 우리은행은 2000년대 초 정부의 공적 자금 12조8000억원이 투입된 뒤, 그동안 방만 경영 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려왔다.
정부 운영으로 생산성이 저하되고 민영화가 시급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수에 적합한 대형 자본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이들 인수 합병(M&A)의 성공 여부에 따라 금융권 판도가 바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