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국제강은 세계적인 철강시장의 불황 여파를 혹독하게 겪었다. 매출은 11%가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70년대 오일쇼크 이후 40년만에 적자를 맛봐야 했다.
올 초 경영진은 40~50만톤의 생산 감축계획을 발표했다. 노조도 스스로 임금동결을 결의했다. 원가절감을 위해 4개 사업장의 노후설비를 전부 교체했다.
그 결과 올해 3분기 까지 6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과거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작년의 적자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적자에서 벗어난 동국제강은 지난 4월과 7월 세계 정유 메이저 ‘엑슨모빌’과 덴마크의 ‘동에너지’로부터 6만톤의 해양플랜트용 후판을 주문받았다. 작년 말레이시아, 호주에 이어 최고의 기술력이 필요한 해양프로젝트 후판을 세계 최대 메이저로부터 수주 받았다.
동국제강은 한 발 더 나아가 브라질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다. 철광석이 풍부한 지역에서 쇳물을 만들어 원가를 획기적으로 줄여 세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 불황 극복을 위해 경영진과 직원이 힘을 합쳤다
세계 철강시장의 공급과잉 우려에도 동국제강은 2011년 까지는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증가했다. 2009년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2010년 2011년 매출이 26%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매년 3000억원 수준을 실현했다.
그러나 2012년 중국업체들이 과잉재고를 견디다 못해 덤핑 판매를 시작하면서 동국제강도 매출이 전년대비 11%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669억원의 적자를 냈다.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을 필두로 전직원이 수익확보와 경영안정에 총력을 다했다. 장세주회장은 “그동안 조선업계의 요청에 따라 증설을 해줬지만 지금은 입장이 다르다”며 철강업체로서 내리기 힘든 감산을 결정했다. 그리고 외형축소와 함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포항, 당진, 인천, 부산 사업장의 노후설비를 고효율 설비로 모두 대체했다.
노조도 회사의 위기를 감지하고 임금결정권을 반납해 경영진의 노력에 힘을 보탰고 회사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인원감축은 하지 않겠다고 회답했다.
동국제강은 이러한 경영진과 직원들의 단합된 노력으로 올들어 재고가 소진되고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돼 지난 3분기 까지 매출은 작년보다 14% 감소했지만 6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적자의 충격에서 벗어 났다.
동국제강 최근 5년 영업실적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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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
‘10 |
‘11 |
‘12 |
‘13. 1~3Q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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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
70,265 |
83,020 |
88,419 |
78,707 |
51,8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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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
635 |
3,330 |
2,791 |
- 669 |
615 |
■ 기술집약적 해양플랜트 후판으로 중국의 저가공세 따돌린다
적자에서 벗어난 동국제강은 회사를 위기로 몰고 갔던 중국의 저가물량공세를 기술력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으로 떨쳐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선제적으로 연구개발한 후판을 더욱더 고급화 시켰다. 고강도 조선용 후판, 라인파이프용 후판, 압력용기용 후판, 해양구조물용 후판 등 중국철강이 흉내낼 수 없는 기술집약적 고부가가치 제품들의 제품화에 성공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4월 세계 최대 석유메이저 ‘엑슨모빌’로부터 해양플랜트의 상부구조물 후판에 대해 공급승인을 받았다. 7월에는 역시 세계 메이저인 덴마크 ‘DONG Energy’의 유전개발 플랜트용 후판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밖에도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의 선체구조물 후판, 일본 인펙스, 프랑스 토탈, 호주 FPSO, 미국 쉐브론 플랫폼 선체용 후판 등 총 6만톤의 해양플랜트용 후판을 수주해 이 분양의 글로벌 강자로 떠올랐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조선경기의 침체에도 해양플랜트 후판 시장은 최근 4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세계 유수의 후판 철강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시장이라 최근의 수주 성과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 철광석 집산지 브라질에서 일관제철의 꿈을 이룬다
한편 동국제강은 국내 철강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브라질에 제철소를 건설하며 지구 반대편에서 동국제강의 오랜 숙원이었던 일관제철소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브라질 제철소를 기반으로 글로벌 철강 기업으로 도약하고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2012년 7월부터 본격적인 토목공사를 시작해 현재 40%에 육박하는 공정율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제철소는 원자재가 풍부한 브라질에서 쇳물을 만들어 한국으로 원자재를 보내는 공급기지 역할을 하게된다. 이 쇳물을 이용해 최고급 철강제품을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어 중국의 저가공세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만 아니라 브라질 제철소는 성장 잠재력이 큰 남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브라질은 철광석 자원이 풍부해 최고급 쇳물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게 만들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런 우수한 조건에도 생산량은 4000만톤 수준으로 한국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향후 발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세계를 놀라게 했던 한국의 철강 신화를 이제는 브라질에서 이루겠다”며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남미 철강시장을 공략해 불황극복은 물론 미래 철강시장을 선점하고 한국 철강의 위상을 한 차원 높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