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첫 부자증세가 현실화됐다.
내년부터 현행 소득세 최고 과표구간인 3억원 초과(세율 38%) 구간이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아지고 법인세 최저한세율은 과표 1000억원 초과 기업에 대해 16%에서 17%로 1%p 인상된다.
의료비와 교육비 등 특별소득공제 항목과 자녀 관련 공제 역시 세액공제로 전환되며 부녀자공제 적용대상이 축소된다.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은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조정된다.
월세액 소득공제 공제율과 공제한도는 늘어나고 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 대상이 확대되면서 치솟는 전·월세가에 힘든 서민들이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제도는 폐지된다.
이 법안들은 31일 조세소위를 거쳐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으며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를 거치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 '부자증세' 시동…소득세-법인세 최저한세 '인상' = 내년부터는 재원 확보를 위한 부자증세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현행 소득세 최고 과표구간 3억원 초과(세율 38%)를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추는 안에 합의했다.
지난 2011년 말 소득세 최고세율을 35%에서 38%로 3%p 인상하면서 최고 과표구간을 3억원 초과로 신설한 이래 2년 만에 과표구간을 조정 사실상 직접증세를 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최고세율을 적용받는 납세자는 12만4000명으로 늘어나고 3500억원의 세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최저한세 역시 최고 과표구간인 1000억원 초과 구간의 세율이 16%에서 17%로 1%p 인상된다. 지난해 여야가 대기업 최저한세율을 14%에서 16%로 2%p 올린지 1년 만이다.
□ 의료비·자녀 소득공제 등 세액공제 전환 = 의료비 등 특별소득공제와 자려 관련 인적공제는 세액공제로 전환됨에 따라 세부담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소득공제는 소득에서 바로 공제를 해주는 방식이며 세액공제는 부과된 세금에서 직접 세금을 차감해주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특별소득공제 항목인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 보장성 보험료, 연금계좌, 본인 표준공제 항목은 소득공제 방식에서 세액공제 방식으로 전환된다.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의 세액공제율은 15%이며 연금계좌납입과 보장성 보험료의 공제율은 12%로 적용하는 내용이다. 표준세액공제는 근로자 12만원이며 사업자는 7만원까지 공제 가능하다. 단, 3000만원 이상의 고액기부의 경우에는 30%의 공제율을 적용받는다.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도 조정된다. 총급여액 5500만원 이하는 66만원, 총급여액 5500만~7000만원은 63~66만원, 총급여액 7000만원 초과는 50만~63만원으로 조정된다.
자녀 관련 인적공제도 세액공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현재는 6세 이하 자녀에 대해선 1명당 100만원이 공제되며 출산·입양·위탁아동 공제는 1명당 200만원, 다자녀 추가공제는 자녀 2명당 100만원, 자녀 2명 초과시 1명당 200만원의 소득공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자녀 1~2명 1명당 15만원, 2명 초과 1명당 20만원을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단, 자녀장려금(2015년 시행 예정)을 받는다면 자녀세액공제 적용대상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 전·월세 고공행진, '한숨' 돌릴까 = 내년부터 월세 소득공제율과 공제한도가 대폭 늘어나고 주택저당차입금이자상환액의 소득공제 대상도 확대된다.
여야는 월세 소득공제율을 현행 50%에서 60%로 상향조정하고 공제한도를 300만원에서 전세자금 차입 원리금상환액 300만원, 월세액 500만원으로 늘리도록 하는 안에 합의했다. 단, 이자와 배당소득 등을 합산한 종합소득금액이 4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무주택 세대주가 주택관련 소득공제를 받지 않은 경우 세대원이 전·월세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됐다.
현재 무주택 근로자가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5㎡),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의 주택을 취득할 때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을 소득공제 해주는 제도도 바뀐다.
앞으로는 공제대상 주택의 면적기준을 폐지하고 취득시 기준시가 4억원 이하 주택 취득을 위한 차입시까지 공제가 확대된다. 1주택자가 본인이 주거할 집을(대체주택)을 취득하기 위한 경우에도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에 대한 소득공제가 적용된다.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가 폐지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제도는 주택을 매매할 때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써 2주택자는 양도차익의 50%, 3주택자는 60%의 세율이 적용된다.
그동안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다는 이유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가 유예됐지만 일몰이 올해 말로 끝나면서 여당에서는 제도 폐지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야당은 제도 폐지에 강력히 반발했으나 소득세 최고 과표구간을 1억5000만원으로 낮추는 안을 여당이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밖에 현금영수증 의무발급액을 3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추는 안은 내년 7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