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연구개발(R&D) 투자세액공제율이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별로 차등적용될 전망이다. 아울러 정책효과가 소진된 고금(古金) 의제매입세액공제는 폐지되고 그동안 국회 통과에 난항을 겪었던 뉴타운 매몰비용처리 법안과 코넥스 시장에 대한 세제지원 법안이 시행된다.
이 법안들은 31일 조세소위를 거쳐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으며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를 거치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 대기업 R&D 세제혜택 줄어든다 = 우선 내년부터 연구개발(R&D) 투자세액공제율이 기업규모별로 차등 적용된다. 현행 R&D(연구개발설비) 투자세액공제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중소기업 모두에게 10%의 공제율이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 8월 발표한 내년도 세법개정안을 통해 대기업은 3%, 중견기업은 4%, 중소기업은 5%로 공제율을 축소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공제율 축소에 대해 국회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면서 중소기업의 공제율은 현행대로 10%를 유지시키기로 했으며 중견기업 공제율은 정부안보다 1%p 높은 5%를 적용하도록 했다. 대기업은 정부안대로 3%가 적용된다.
□ "고금 세금혜택 사라진다" = 고금(古金)에 대한 의제매입세액공제가 전면 폐지된다.
고금 의제매입세액공제란 금은방 등이 개인으로부터 고금을 매입할 때 취득가액의 103분의 3(2.91%)을 매입세액으로 간주해 매출세액에서 공제해주는 제도. 금 거래 사실을 투명하게 신고하는 조건으로 세부담을 덜어주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2008년 7월 금 거래 양성화 차원에서 도입, 당초 2009년 말까지 운영하는 일몰제였으나 3년 연장돼 2012년 말까지 유지됐고, 지난해에도 1년 추가 연장했었다.
하지만 정부는 이 제도를 추가 연장 없이 올해 말 종료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고금 거래 양성화 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 거래 규모는 연 5조원 정도로 추산되는 반면 고금 의제매입세액공제로 인한 세금감면 규모가 2009년 164억원, 2010년 236억원, 2011년 292억원, 2012년 246억원 등 제도 이용률이 전체 금 거래의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
정부는 이를 대신해 내년에 문을 여는 '금 현물거래소'를 통해 개인과 기관의 투명한 금 거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 "코넥스·뉴타운 출구전략, 세제혜택으로…" =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세제혜택방안도 마련됐다.
코넥스 조세지원 법안은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등이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후 2년 이내 중소기업에 투자해 취득한 주식 또는 출자지분에 대해 주식 양도차익 및 배당소득을 비과세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중소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이 대부분 은행대출에 편중돼 있는 것을 개선해 중소기업 자금운용의 불안정한 면을 완화하고 자금조달 루트를 다양화·활성화시키고자 마련된 것.
코넥스 시장과 달리 코스닥 시장의 경우, 상장 및 유지 요건이 엄격해 중소기업이 진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에 대한 별도의 지원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었다.
정부 역시 이런 주장을 국회에 피력, 코넥스 조세지원 법안의 통과를 주장해왔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코넥스 시장에 200개 기업이 상장돼 약 4000억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뉴타운·재개발 해제의 발목을 잡았던 매몰비용에 대한 해법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김경협 의원이 지난 6월 대표 발의한 매몰비용 관련 법안을 조세소위 여야 의원들은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해당 법안은 건설사가 조합에 빌려준 자금을 전부 포기하면 이 비용을 기업 회계상 손실로 인정해 법인세를 일부 깎아주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뉴타운 사업비용을 가지고 갈등을 빚어왔던 조합·추진위원회와 건설사간의 갈등이 크게 줄어들어 '출구전략'이 훨씬 수월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