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중소기업들은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아울러 중견기업들도 일감몰아주기 세부담을 다소 덜어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가업상속공제 대상도 확대, 중소기업들이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여야는 법인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적용되던 일감 몰아주기 과세에서 중소기업을 제외하고 가업상속공제 대상을 확대하는데 합의했다.
다만 부의 무상이전을 막겠다는 취지로 가업상속공제 재산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이월과세 하는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이는 기업들에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우자 재산 상속공제 제도도 개정, 소송 등의 이유로 배우자로부터 상속받은 재산을 분할 신고하지 못해 공제를 받지 못했던 불합리한 면이 개선된다.
이밖에 탈세제보를 하는 제보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한도가 현행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인상되며 세무조사 기간을 과세당국이 마음대로 연장하지 못하게 된다.
이 법안들은 31일 조세소위를 거쳐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으며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를 거치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 일감 몰아주기 과세, '중소기업' 제외 = 일감몰아주기 과세대상에서 중소기업이 제외된다.
현재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기업규모와 상관없이 법인사업자인 경우 무조건 일감 몰아주기 과세대상에 포함됐다. 법인의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의 매출액 비율이 30%를 초과하면 세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에 대기업과 똑같은 잣대를 대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중소기업간 거래에서 발생하는 매출액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논의과정에서 중견기업까지 대상에서 제외시킬지 여부에 대해 여야 간에 이견이 있었지만 중견기업의 경우, 정상거래비율을 30%에서 50%로, 한계보유비율을 3%에서 10%로 상향조정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았다.
이에 따라 연간 약 396억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시행됐던 일감 몰아주기 과세 첫 정기신고 현황을 보면 총 신고인원 1만324명 중 중소기업 주주는 전체의 75.9%였지만 납부세액은 전체(1859억원)의 15%에 불과한 282억원이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납부세액은 801억원이었으며 일반법인은 776억원이었다.
□ 가업상속공제 대상 매출액 3000억 '확대' = 가업상속공제 대상기업 기준이 연 매출액 2000억원 이하에서 3000억원 이하로 확대된다.
당초 여야는 연 매출액 5000억원으로 공제 대상을 확대하자고 주장했으나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인해 연 매출액 3000억원 이하(정부안)로 최종 결정됐다.
연 매출 3000억원 이하 기준은 현재 중견기업에 해당되며 이 법안이 시행되면 130개의 중견기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가업상속공제 대상 재산에 대한 양도세는 이월과세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 공제를 받을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적용대상은 가업상속공제가 적용되는 토지, 건물, 주식 등이며 상속개시일 현재 시가가 아닌 피상속인의 취득가액에 대해 이월과세 된다. 또한 상속세에서 제외되는 재산(최대 300억원)이라고 할지라도 여기에서 자본이득이 발생한다면 양도세를 내야 한다.
가업승계를 받은 자녀가 향후 자산 일부를 매각하거나 경영난으로 회사를 처분할 때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 배우자 상속공제, 훨씬 쉬워진다 = 소송 중이거나 심판청구 중에는 공제 신청이 어려웠던 배우자 상속공제 제도가 개선된다. 배우자 상속공제란 상속받은 금액의 30억원까지 공제해주는 제도로써 6개월 안에 신고해야 하며 부득이한 경우가 생길 경우에는 6개월 더 신고기한 연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상속인들 사이에 문제가 생겨 소송 등의 부득이한 경우가 생겼을 경우 1년 안에 신고를 마치지 못하면 배우자 상속공제를 5억원까지만 허용해 왔다.
이에 일부 납세자들이 지난 2009년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소송이 진행 중임에도 법정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배우자 상속공제를 부인하는 것은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소송이나 심판청구 등의 부득이한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배우자 상속재산 분할 신고기한을 '소송 또는 심판청구 종료일로부터 6개월 이내'로 연장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며 기재위는 이를 원안 통과시켰다.
□ 세무조사 고무줄 기간연장 'NO'·탈세포상금 인상 = 내년부터는 과세당국이 마음대로 세무조사 기간을 연장할 수 없게 된다.
기재위에서 통과된 '세무조사에 대한 통제 강화'(국세기본법 개정안·민주당 홍종학 의원안)은 과세당국이 조사기간을 연장하려고 할 때 지방국세청장, 국세청장 등의 결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한 납세자보호위원회가 신설되고 심의 안건에 '세무조사에 대한 이의신청'이 추가되면서 세무조사와 관련한 납세자 보호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세청은 이들 법안 통과를 강하게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지하경제 양성화로 과세당국이 세무조사를 강화,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에 따라 여야 의원들이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탈세제보 포상금을 현행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상향조정하는 정부안도 기재위를 통과, 국회 본회의까지 거치면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