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법인세 신고기한이 회계법인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결산시기를 12월로 설정하고 있어 외부감사와 법인세 신고 업무가 중복되기 때문. 이에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최근 이 같은 사항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제도개선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6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강성원 공인회계사회 회장은 최근 기획재정부 당국자를 만나 비상장 외부감사대상 기업에 대한 법인세 신고를 현행 3월 말에서 두 달 가량 늦춰 달라고 요청했다.
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강 회장님이 기재부를 방문해서 얘기를 하셨다"면서 "우리 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개선하고자 하는 사항이다. 이에 대해 기업이나 당국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외부감사대상 기업의 95% 가량이 12월을 결산월로 지정하고 있다. 비상장법인만 놓고 보더라도 이 비율은 94.8%에 달한다.
현행법에는 법인세 신고기한을 사업년도 종료일로부터 3개월 이내로 명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12월 결산법인이기 때문에 사실상 3월 31일이 신고 마지막 날인 셈이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기업들의 법인세 조정을 맡는 회계사들은 이 3개월 동안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결산과 법인세 납부가 몰리면서 어려움이 발생한다. 외부감사 절차가 거의 다 12월로 몰리고, 거기에 법인세 조정까지 더하다 보니 부실감사나 회계투명성 저하 등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따라서 규모가 작은 비상장기업만이라도 법인세 신고를 미뤄주면 회계감사 일정을 분산시켜 좀 더 내실 있는 감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실제 법인세 신고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법인세법의 개정이 필요한데, 주무부처인 기재부 뿐 만 아니라 금융위원회와 국세청 등 유관기관 간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기재부 핵심관계자는 "사실상 바꾸기 어렵다. 회계법인들만 바쁜 것도 아니고 세무사들도 상황은 비슷하지 않느냐"라며 "예컨대 종합소득세 납세의무가 더 많은데 그건 왜 안 늦춰주냐는 말이 나올 수 있다. 법인세만 늦춰주는 것은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