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에서 보험권유?…카드슈랑스, 10년 새 '320%' 급증-조세일보모바일

"저희 카드를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 나온 ㅇㅇ보험에 가입하시면 은행보다 높은 이자에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추후에는 가입 자격이 안될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직장인이라면 이런 전화를 한두 번쯤 받아봤을 것이다. '신용카드 회사에서 웬 보험이지?'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카드슈랑스'라고 불리는 이 금융 상품은 1990년대 전후 카드사들의 부수 업무 중 하나로 자리 잡아왔다. 은행에서 파는 보험을 '방카슈랑스'로 부르듯이 프랑스어 슈랑스(보험)와 합성한 말이다.

방카슈랑스는 전국에 세워져있는 은행의 영엄점을 이용해 70%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는 반면 카드슈랑스는 10%에 채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전화 영업, 즉 텔레마케팅(TM)을 이용해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면서 고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키는 동시에 불완전 판매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카드 대량 연체가 있은 2003년 이후 카드슈랑스는 3678억원에서 지난 2012년 1조5418억원까지 319%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의 실적은 1조2367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비씨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는 불완전 판매에 의해 중징계를 받았다. 과태료 1000만원과 함께 기관 경고를 받아 신규 업무가 3개월 중단된다.

홍장희 금감원 보험영업검사실 검사3팀장은 "카드사들이 복리와 비과세 부분을 강조하면서 중도 해지에 따른 손실 가능성은 안내하지 않았고, 은행에 비해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하면서 공시 이율의 변동 위험은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융 당국은 카드슈랑스와 관련해 규제를 하고 있다.

현행 카드사들은 한 보험사의 상품을 전체 판매액 중 25% 이하로 유지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방카슈랑스에 비해 판매액이 워낙 적어 규제가 필요 없다는 의견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올 초 카드사 정보 유출 사태 이후 당국은 TM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카드슈랑스는 100% 전화 영업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TM 위주로 판매하는 외국계 보험사들과 계약을 맺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전화를 통해 안내 받는 보험 상품 대부분이 AIG, ING 등 외국계 보험사들인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정보 유출 사태로 TM에 제약이 많아져 영업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연도별 카드사 보험 판매 현황

※자료 : 금융감독원

카드사에서 보험권유?…카드슈랑스, 10년 새 '320%' 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