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해외 본사로 세금 없이 이전 시스템 구축"
"국부유출로 위기 과장해 대규모 구조조정 시도" 맹비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이 최근 대규모 점포폐쇄를 추진하며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는 씨티은행 측에 국부유출 의혹을 제기했다.
씨티은행 측이 영업이익 대부분을 씨티그룹 본사에 보내는 대규모 용역비로 탕진한 뒤 이에 대한 책임을 모두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28일 금융노조는 "씨티은행이 점포폐쇄의 이유로 들고 있는 이익 감소 문제를 살펴보면 부실경영을 넘어 의도적인 이익 축소로 위기를 과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금융노조는 그 근거로 씨티은행이 지난 2004년 한미은행과의 통합 후 2013년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용역비를 지출한 점을 거론했다.
금융노조는 "2013년만 놓고 보면 씨티은행의 순이익은 2191억원이었는데 그 중 83.5%에 해당하는 1830억원을 용역비로 썼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용역비 1830억원 중 1390억원이 해외용역비로 지출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대부분이 경영자문료, 전산사용료, 고객관리 등의 명목으로 씨티은행 본사와 씨티은행 그룹 계열사로 흘러들어갔다.
영업이익을 국부유출로 탕진하고 이런 의도적인 이익 축소로 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강력하게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금융노조는 "한국에서의 영업이익을 해외 본사로 세금 없이 이전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빌미로 인력감축 및 구조조정을 시도하는 글로벌 자본의 악질적인 노동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어 금융노조는 "점포폐쇄가 정리해고나 명예퇴직과 상관없다는 씨티은행 사측의 해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궤변이다"며 "씨티은행이 법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점포폐쇄를 계속해서 추진한다면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