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수 상관없는 분리과세 과세형평성 문제"
"주택가격 9억원 초과 소득분 과세 필요"
"부동산 세부담 높은 편…패러다임 전환해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26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의 방향성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11일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 주최로 열린 '부동산 정책의 평가와 바람직한 세제 방안' 토론회에 참석, 발제를 통해 과세 유예기간을 연장하고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에 대한 과세방법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지난 2월26일 2주택 이하·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의 임대사업자에 대해 분리과세(세율 14%)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지만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열흘만에 과세를 2년 유예하고 전세보증금(간주임대료) 과세, 과거 소득분에 대해선 문제 삼지 않겠다는 보완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5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기재부가 발표한 방안을 완화, 3주택자라도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라면 분리과세를 하겠다고 시사해 논란이 일었다.
원 교수는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의 쟁점으로 ▲주택수에 관계없이 분리과세 적용문제 ▲주택임대소득 결손금을 종합소득에서 공제하는 문제 ▲고가주택(9억원) 과세방법 변경 ▲2주택 전세과세 등을 꼽았다.
주택수에 상관없이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경우 분리과세를 적용하는 방안은 다주택 보유자들과 과세형평성에서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원 교수는 밝혔다.
원 교수는 "그동안 다주택자를 중과세했던 것은 부동산 투기억제와 함께 국가자원이 부동산 부문으로 과다하게 투입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1990년대 이후 지가는 비교적 안정적 추세이지만 주택가격은 상당히 변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임대소득 2000만원을 넘기지 않기 위한 일탈행위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며 "임대소득 과세체계 개편에 따른 주택시장 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과세 유예기간을 2016년까지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소규모 주택임대소득자에 대해선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유지 등 은퇴자들이나 전업주부들의 사회보험료가 급격하게 인상하지 않도록 하는 보완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이면 과세를 유예하고 분리과세를 해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선 반대입장을 드러냈다.
원 교수는 "고가주택 기준을 9억원으로 삼은 것은 9억원까지를 필수적 주거서비스로 본다는 것"이라며 "9억원을 초과하는 부분의 임대소득에 대해선 과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택임대소득 결손금을 종합소득에서 공제하는 문제에 대해선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할 필요는 있지만 그 손실을 종합소득에서 제한없이 공제한다면 종소세 부담을 줄이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처럼 저소득 주택보유자에게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등 조세회피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면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주택자의 전세보증금에 대한 과세 문제와 관련해선 "전세보증금 과세 여부가 이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과세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간주임대료에 대해선 과세해야 한다. 세입자에 대해선 현재의 임차자금 차입금 원리금 상환 소득공제를 대체해 차입금 소득공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손 교수는 "누구나 주택을 자가소유하도록 집값을 내린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정책방향인만큼 주택가격 수준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부동산의 세부담 수준이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므로 이에 대한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금공급의 주역인 개인 다주택 보유자들의 공과를 감안해 주택보유 억제를 위한 기존 투기억제 위주의 수요관리 패러다임은 제고돼야 한다"며 "부동산은 자본투자와 위험분담의 기여에 따라 성과를 분배받는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