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대자보, "평범한 사람들이 만든 변화를 믿기에 청와대로 간다"

'고려대 대자보'

지난해 말 '안녕들 하십니까'로 사회에 경종을 울렸던 고려대학교에 새로운 대자보가 붙었다.

고려대 안암캠퍼스 정경대 후문에는 지난 9일 '교수님에게 부치는 편지-6월 10일을 앞두고'라는 제목으로 편지 형식의 대자보가 등장했다.

고려대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교수님들, 27년 전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라며 "연세대학생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았고 전국에서 몇천명이 시위를 하다 경찰서로 연했됐지만 계속해서 사람들이 쏟아져나와 몇백만이 거리에서 만났던,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이 불의에 항거해 거리로 나왔던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라고 밝혔다.

이어 "당신들의 제자들이 87년 6월을 잊지 않고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냈던 변화를 믿기에,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이 사회와 그 전통이 만들어 낸 것이 세월호 참사라고 소리치러 나간다"며 "청와대로 향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참히 깨지고 경찰서로 잡혀가도 우리는 나갈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책임자가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 의지가 없어 보이기에 항의하러 간다"고 주장했다.

실제 지난 10일 청와대 앞길에서는 대학생과 시민단체 등이 참가하는 '청와대 만인대회'가 열릴 예정이었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앞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묻는 '청와대 만민공동회'가 진행될 것으로 계획됐다.

하지만 경찰은 행사 주최측이 낸 집회신고를 주거 지역에서의 집회금지 제한과 교통 소통을 위한 금지 제한 등을 이유로 불허했으며 병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결국 삼청동 총리공관 건너편에서 청와대로 향하려던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과 부딪혔고, '가만히 있으라' 침묵행진 제안자 용혜인 씨 등 60여명이 해산명령 불응과 경찰관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 등으로 연행됐다.

고려대 대자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고려대 대자보, 무더기 연행은 너무한 처사", "내가 부끄러워 진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