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임대소득 기준으로만 분리과세"
기재부 "2주택자 이하만 분리과세"
과세유예기간 3년 이상 연장 요구 '봇물'
2주택자 이하·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 임대사업자에 대해 분리과세(세율 14%)를 하겠다는 '주택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두고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가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문창용 기획재정부 조세정책관은 11일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 정책의 평가와 바람직한 세제 방안'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주택 수에 관계없이 임대소득금액을 기준으로 분리과세를 할 경우 과세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정책관은 "기재부가 당초 2주택자 이하에 대해서만 분리과세를 발표한 것은 2주택자는 생계형 임대사업자이기 때문에 부담을 낮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3주택자는 전문임대사업자로 2주택자와 다르게 취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폐지한다고 했는데 이런 측면에서 임대소득 2000만원 이하로 분리과세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임대소득 과세로 인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과세(과세 유예기간)도 기재부가 발표한 2년보다 더 연장해야 한다"며 "기재부 안에 따르면 올해 6월에 주택을 구입하면 내년까지 감면되지만 2016년부터는 과세된다. 과세를 2년 유예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1년 반 유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 인상도 문제가 되고 있다. 소규모 임대사업자에 대해 분리과세를 한다면 건보료 부담도 줄여줘야 한다"며 "은퇴자는 피부양자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거나 지역가입자는 건보료 인상을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를 한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분리과세를 할 경우 임대소득금액을 기준인 2000만원에 맞추기 위해 일탈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 교수는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선 1주택자라도 9억원 초과분에 대한 임대소득에 대해선 과세를 하고 자가주택의 경우라도 9억원 초과분에 대한 귀속소득은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주택임대소득을 결손금을 종합소득에서 공제하게 되면 종합소득세 부담을 줄이는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저소득 주택보유자에게 예외적으로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원 교수는 김 정책관과 마찬가지로 과세유예기간을 3년 이상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했으며 토론회 주최한 안 의원 역시 과세유예기간을 기재부의 발표보다 더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정책관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문 정책관은 "주택임대소득도 과세를 정상화하자는 차원에서 결손금 처리를 하자는 안을 발표한 것"이라며 "일정소득(저소득층) 이하에 대해서만 결손금 처리를 하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소규모 임대사업자는 장부기장을 안하고 추계과세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9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에 대해서 과세하는 방안에 대해선 "1주택자는 필수주거수단이란 측면에서 정책적 배려를 했다.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만 과세를 하면 행정비용이 발생할 측면이 있고 납세자들이 수용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드러냈다.
과세유예기간 연장 문제와 관련해 문 정책관은 "월세세액공제가 확대되면서 임대사업자에 대한 과세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국토부에서 국세청으로 과세자료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임대소득자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으면 새로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처리하고 가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문 정책관은 "정부가 지난 2∼3월에 밝힌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을 그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기재부의 공식 입장"이라며 "향후 국회에서 진행될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못을 박았다.
이날 토론회는 '2주택자 전세금 과세 방안 백지화', '3주택자 임대소득 분리과세', '분리과세 기준점 상향(연 임대소득 2000만원에서 3000만원)'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주택자 분리과세에 대해서만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