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를 하루 앞두고 굵직한 금융이슈들이 부각되고 있다.
우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해 연 2.25%로 결정했다. 자그마치 15개월 동안 제자리걸음을 하던 기준금리가 현 정부 2기 경제팀 발족에 맞춰 정책 공조를 펼친 셈이다.
더불어 금융감독원은 14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 KB금융그룹 안건만을 상정하며 이례적인 집중논의에 들어갔다. 국회와 감사원, 금융위원회 등 KB금융 제재에 쏠린 눈과 귀가 많은 만큼, 어떠한 결론이 나더라도 금융권에 미칠 영향은 지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주열의 정책공조?…15개월만의 금리 인하 =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8월 기준금리를 연 2.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2.50%에서 요지부동이었던 금리가 15개월 만에 움직인 것. 이는 지난달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이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것에 한은이 정책 공조를 펼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수경기가 소폭 상승하며 세월호 사태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지만 위축된 심리는 우려되고 있다"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위축 등이 (경기회복을) 제약하고 있고, 물가상승 압박이 높지 않다고 생각해 금리인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제 세간의 관심은 금리의 추가인하 여부로 몰리고 있다. 이 총재가 하방리스크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차례의 금리인하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의 주된 배경이 심리위축이었다는 것은, 심리가 개선되지 않으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의미한다"며 "여전히 높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정책효과가 제한적일 전망이어서 추가 인하의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KB금융 제재수위 이달 중 결정" = 두 달 여를 끌어 온 KB금융그룹에 대한 제재수위 결정이 조만간 내려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14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 대한 논의를 재시작했다.
복수의 안건이 상정되는 통상의 제재심과 달리 이날은 KB금융 단 한 가지 사안만이 상정됐다. KB에 대한 제재 결정이 이미 네 차례나 유보됐기 때문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에서 하나의 사안만을 다루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오늘 안이나 늦어도 이달 중으로 어떻게든 결론을 내리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B관련 안건처리가 지지부진하면서 정보유출 카드사들과 우리은행 파이시티 사업, 하나은행의 KT ENS 연루 대출 사기 등에 관한 논의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한편,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전산시스템 교체 내분과 고객정보 유출, 도쿄지점 부실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 등의 혐의로 중징계를 사전 통보 받은 상태.
설령 경징계 처분을 받더라도 최근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용두사미식 제재는 안 된다'며 두 수장에 대한 출근저지 투쟁까지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리더십 확보가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 주식 가격제한폭 최대 30%로 확대된다 = 정부가 현재 15%로 설정돼 있는 주식시장 가격제한폭(상·하한가)을 최대 30%로 늘릴 방침이다.
침체된 주식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시장의 가격발견 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함이다.
지난 12일 금융위원회는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현철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증시의 가격제한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시장의 가격 발견기능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다만 선진국형 변동성 완화장치를 도입해 과도한 가격변동을 제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식은 오늘의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제도 상에서는 상·하한 폭이 작아 어제의 가치가 반영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주식의 진정한 가격발견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침체일로를 걷고 있던 주식시장에선 대체적으로 환영의 분위기다. 상·하한선을 늘리면 거래량이 증가하고, 이는 곧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심리 때문이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16년 동안 유지해오던 제도를 변경하려는 이유는 지금의 시장 변동성이 극도로 낮아져 있기 때문"이라며 "가격제한폭 확대는 거래대금 증가에 일정부분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정부가 의도한 효과 중 시장의 역동성 제고는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부분은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