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표류로 국회 일정이 장기간 중단되면서 새누리당이 28일 거듭 민생관련 입법 분리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송파 세 모녀법'을 놓고 여야가 또다시 격돌했다.
새누리당이 서민경제 위기를 강조하며 '세 모녀법'인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통과를 압박하고 나서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개악의 요소가 있다"며 새정치연합 통합 당시 창당 1호 법안으로 내놓은 자당 안을 내세웠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27일) 경기도 과천의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자 가정을 현장 방문한 것을 보고하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통과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기초생활 보장제도 통과로 추가로 40만명이 지원받게 되고 기존 분들도 혜택이 늘어난다"며 "추석 전에 통과돼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게 웃음꽃이 피우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서민 경제 위기를 강조하며 민생-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나아가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회복이 더뎌질수록 어려운 생활에 처해있는 분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거듭 압박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맞춤형으로 확대 개편하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등 민생법안을 발의하였다. 그러나 사각지대에서 고통 받고 계시는 어려운 이웃을 보호하기 위한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은 발의된 지 1년 반이 다되어 가도록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초생활보장법 논의가 지연됨에 따라 이렇게 수급자들에게 드리지 못하게 된 예산이 올해 4/4분기에만 2,300억에 달한다"며 "어제 방문한 한부모 가구가 주거급여 시범사업으로 받고 계시는 매월 10여만 원의 주거급여도 기초법이 통과되지 못하게 됨에 따라 10월이 되면 중단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 앞에서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그간 국회 심사과정에서 국민기초생활법과 관련하여 여야간 이견이 많이 해소되었다"며 "야당은 하루빨리 국회로 들어와 정상적인 입법 활동에 참여하여 국민의 새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는 법률들이 시행되도록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압박했다.
이에 국회 복지위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정부여당의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에 대해 "'송파 세모녀' 해결이 불가하다"며 자당 안 수용을 촉구했다.
이들 의원들은 정부여당의 주장에 대해 "법 통과가 지체되면 이미 편성된 예산 2,300억원을 집행할 수 없고, 국민 40만명이 추가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하지만 실상 정부여당은 민생 법안이라는 허울을 씌어 심각한 개악(改惡) 요소가 있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기초생활보장법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안 △사회보장수급권자의 발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담긴 새정치연합의 '송파 세 모녀법'에 대해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논의로 일관하고 정부여당의 개정안 수용만을 강요하고 있어 국회 논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정부여당안에 대해 "지금 법으로 기초생활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자격 기준을 행정부 임의대로 변경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즉, 정부여당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면, 앞으로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얼마든지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축소시켜 나갈 수 있게 된다"며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사회보장제도는 '시혜'가 아니라 법에 의해 보장되는 '권리'라는 기본 원칙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개악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빈곤정책의 핵심 과제인 사각지대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비수급 빈곤층은 현재 500만 명에 달한다. 결국 정부가 추가 혜택 대상자라고 주장하는 40만 명은 비수급 빈곤층의 4%정도에 불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초생활보장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법 개정안에는 비수급 빈곤층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와 관련한 어떠한 내용도 담겨 있지 않다"며 "전문가들과 현장 관계자들 그리고 야당이 이구동성으로 가장 우선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정부여당은 정작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 안은 사회보장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심각한 개악 요소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송파 세 모녀’와 같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없는 법안"이라며 "제대로 된 복지재원 확보를 주장해야 마땅하다. 예산 없는 복지는 거짓이다. '송파 세 모녀'와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한 진짜 민생법안인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1호 법안을 즉각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