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신한증권 윤영환 연구위원은 이날 `분식회계와 회사채시장`이란 보고서를 통해 "SK글로벌 사례는 단순한 회계분식이 아니라 회계자료를 원천적으로 조작하는 `회계부정(fraud)`"이라며 "건별 회계부정의 폐해는 심각하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윤 연구위원은 "이해관계자를 기만할 목적으로 비정상적인 수단을 동원해 실적이나 재무상태를 상당부분 왜곡 보고하는 `회계분식`은 관행이나 시장 특수성 정도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다"며 "기준 변경이나 급격한 환경 변화가 나타나면 갑자기 묻어 두었던 왜곡이 부각되고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 연구위원은 대표적인 회계분식 사례로 차입금 문제를 꼽았다.
기업들은 차입금 계수 감축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난의 행군 속에서 교묘한 계수조정 또는 조작의 유혹에 끌리게 되나, 시장에서는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
윤 연구위원은 "상환우선주는 신용분석 입장에서 차입금 성격일 뿐이나, 지표상 부채비율 개선에 기여하고 있어 주식시장에서는 환영을 하고, 신용평가 업계나 당국, 주거래은행 등도 굳이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며 "이는 업체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으로, 모두가 조금씩 분식 과정에 일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회사 명의의 실질적 차입금과 지나치게 관대한 부외부채(off balance), 마술에 가까운 수출자신용(Shipper’s Usance) 처리와 연결재무제표의 기본 재무제표화에 따른 영향 등을 미리 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연구위원은 "A 등급인 한 기업은 차입금이 1조7000억원 수준이나, 100% 자회사를 통한 자산/부채 이전과 매출채권(D/A포함) 할인, 무역금융의 매입채무(Shipper’s Usance) 처리, 해외현지법인에 대한 지급보증 등을 감안하면 실제 차입금은 1조6000억원 가량 더 많다"며 "현재의 신용등급과 회사채 가격이 이러한 편의적 회계처리를 모두 감안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윤 연구위원은 이러한 왜곡은 미리 공론화되고 가격기능에 의해 사전적으로 디스카운트(가격할인)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장지향형 금융구조의 성공요건은 ‘시장의 효율적 정보생산능력’과 ‘정보투명성’을 통한 치열한 종목간 차별화"라며 "분식회계 논란은 또 하나의 기회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