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대필 강기훈 무죄 확정, 사건 발생 24년만…국과수 감정 결과 뒤집혀

'유서대필 강기훈 무죄'

유서대필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야 했던 강기훈 씨가 사건 발생 24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아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4일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강 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 1991년 5월 강 씨는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동료였던 김기설 씨가 노태우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며 분신했을 때 유서를 대신 써주고 자살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검찰은 김 씨의 동료였던 강 씨를 자살 배후로 지목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김 씨의 유서와 강 씨 진술서의 필적이 같다는 감정 결과를 내놔 재판부는 1992년 그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에 강 씨는 옥살이를 하다 만기출소했다.

이후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유서 필체가 강 씨가 아닌 김 씨의 것이라는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고, 강 씨는 2012년 10월 대법원에서 재심 개시결정을 받게 됐다.

2013년 12월 국과수에서 유서 필체에 대한 새로운 감정 결과가 나와 서울고법은 이를 토대로 2014년 2월 강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과거 유죄 선고에 결정적 역할을 한 국과수 필적 감정 결과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