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들이 다른 업권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광고비를 지출해 서민들에게 고금리로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여성·주부 대상의 대출 상품을 전면에 내세운 회사일수록 광고비 지출이 과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송광고를 집행하는 대부업체는 전체 약 8800개 업체 중 9개에 불과하다. 이들 9개사의 광고 선전비는 무려 924억원에 달했으며 이는 평균적으로 당기순이익의 25%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이들 9개 업체의 광고 선전비는 2012년 347억원, 2013년 704억원, 2014년 924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당기순이익 대비 광고선전비 비중 역시 2012년 13.0%, 2013년 20.1%, 2014년 24.7%로 증가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른 금융회사는 일반적으로 당기순이익 대비 광고 선전비가 10% 미만"이라며 "지난해 하나은행은 7.7%, 삼성생명은 0.9%, 신한카드는 3.0% 였다"고 밝혔다.
여성·주부를 대상으로 광고를 집행한 업체들의 경우는 당기순이익 대비 광고 선전비 지출 비중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9개 업체 중 당기순이익 대비 광고 선전비 지출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는 '여자 男몰래 300'을 슬로건으로 광고하는 '미즈사랑'이었으며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 대비 광고 선전비 지출 비중은 지난해 92.8%를 기록했다. 앞선 2013년에는 무려 263.6%에 달했다.
뒤를 이어 '남편도 친정도 몰라요'라는 카피로 광고를 하는 '핑크머니', '주부들의 당당한 대출'이라는 카피로 광고를 하는 '줌마렐라'는 당기순이익 대비 광고 선전비 지출 비중이 지난해 각각 69.2%인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앤캐시의 경우는 '바쁠 땐 택시도 타야지', '시간 많으면 할인마트가고 급하면 편의점 가는 거지'로 비판을 받았는데 당기순이익 대비 광고 선전비 지출 비중은 2014년 35.9%, 2013년 45.2%였다. 러시앤캐시의 광고 선전비 지출 규모는 2014년 355.2억원, 2013년 380.4억원에 달했다.
김기식 의원은 "미즈사랑의 사례는 대부업 광고의 위험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2013년 당기순이익의 무려 263.6%에 달하는 금액인 81억원을 광고 선전비로 지출했고, 그 결과 이듬해 당기순이익이 2013년 30.7억원에서 2014년 110.6억원으로 3.6배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광고비로만 2013년 81억원, 2014년 102.6억원을 지출했다는 것"이라며 "광고 선전비 지출만 줄여도 비용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대부업계의 금리 인하 여력은 충분한데 반복적인 광고로 일단 고객을 유인한 뒤 고금리를 매겨 수익을 낸다"고 비판했다.
금융위의 자료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연체자 중 43.4%가 대형 대부업체 이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대부업체가 제대로 상환능력을 평가하고 대출을 실행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무위원회는 지난 4월 대부광고를 규제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 정무위는 이달 중으로 금리 인하 문제를 본격 논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