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민투표, 예상 깨고 반대 '61%'…총리 "그렉시트 아닌 협상력 증대"

'그리스 국민투표 반대 61%'

채권단 제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그리스 국민투표에서 예상을 깨고 반대가 6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각) 실시된 국민투표 결과를 놓고 그리스 정부는 반대가 61%로 찬성(39%)을 20%p 이상 크게 앞지른 채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개표가 모두 진행되지 않았지만 70% 기준 반대가 61.5%로 38.5%의 찬성을 넘어선 상태다.

이번 국민투표의 질문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FCB), 국제통화기금(IMF)가 지난달 25일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에서 제안한 협상안을 수용하느냐"라는 것이었다.

이를 다시 풀이하면 "구제금융을 위해 그리스 국민이 더 많은 긴축을 받아들일 것인가"라는 말이다.

앞서 그리스 언론사들이 투표 직전 실시한 최종 여론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1%p 안팎의 차이로 3%인 오차범위 안에 있었으나 개표율이 높아지면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이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반대 결정이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 더 좋은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 결론이 확실시 된 상황에서 치프라스 총리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유로존 내 지도자들과 전화통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반대 결정은 민주주의가 협박 받을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협상 테이블에 부채 문제를 올려 채무 탕감을 요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이번 결정은 유럽과의 결별이 아닌 실현 가능한 해법을 찾도록 협상력을 높이라는 것"이라며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를 피하고 유로존에 남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편 올랑드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는 7일 유로존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그리스 문제를 논의하기로 결정했으며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또 유로존 재무장관들도 이번 주 내로 그리스 관련 회의를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