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꼬치엔 칭따오"…정상훈, '인생역전 CF'로 전 국민을 웃기다

중국어도 아닌 것이…사투리도 아닌 것이…
배우 정상훈, 코미디로 인생역전…광고도 '대박'

"셰셰, 양꼬치엔 칭따오"라고 인사한 뒤 엉터리 중국어를 구사해 스타덤에 오른 남자가 있다. 중국어에서 능구렁이처럼 경상도 사투리로 넘어가는 꽁트로 전 국민을 웃긴 그는 개그맨이 아닌 18년차 배우 정상훈이다.

정극과 뮤지컬 배우로 활약해 온 정상훈은 그동안 큰 인기를 얻지 못했으나 '양꼬치엔 칭따오' 캐릭터 하나만으로 광고계의 신흥 대세로 떠오르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정상훈은 지난 2월 시작된 tvN 'SNL 코리아' 시즌 6의 '글로벌 위켄드 와이' 코너에서 중국 베이징 특파원 '양꼬치엔 칭따오'로 분해 어설픈 중국어 연기를 처음 선보였다.

실제 중국어도 아니고 경상도 사투리까지 뒤섞인 발음이지만 관객과 시청자를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꽁트를 하면서 정상훈은 경상도 사투리로 "중국어가 맞다"며 "자막까지 보면 제 말이 더 잘 들릴 것"이라고 뻔뻔하게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코믹한 정상훈의 '양꼬치엔 칭따오' 연기는 각종 광고까지 연결돼 '대박'을 쳤다. 그는 이 캐릭터로 한 피자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발탁됐으며 음료, 비타민,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CF를 섭렵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양꼬치엔 칭따오'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중국 맥주 칭따오의 국내 광고 모델까지 꿰찼다.

칭따오 맥주는 중국에서는 세계적인 스타 양조위를 모델로 기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워낙 유명한 제품 인지도 덕분에 따로 광고 모델을 쓰지 않았었다.

칭따오 측은 "'SNL 코리아'에서 '양꼬치엔 칭따오' 중국 특파원으로 활약하는 정상훈의 모습이 유쾌한 브랜드 콘셉트와 잘 맞아 모델로 발탁했다"며 "그동안 한국에서는 제품 이미지나 행사 후원으로만 광고했는데 인물을 활용한 광고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상훈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역전 CF"라고 표현했다. 실제 칭따오 광고에서도 정상훈은 "연락이 올 줄 몰랐다"며 "인생역전"이라고 외쳐 길고 고단했던 방송계 무명 세월을 실감하게 만들었다.

정상훈은 지난 1998년 SBS 시트콤 '나 어때'로 데뷔한 이후 각종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했으나 크게 주목 받지 못했고 뮤지컬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뮤지컬에서도 감초 이상의 역할은 하지 못했다. 이런 정상훈을 'SNL 코리아'로 이끈 것은 과거 뮤지컬 '가스펠'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개그맨 신동엽이다.

그 후 정상훈은 'SNL 코리아' 시즌 5에서 1년 동안 얼굴을 비추며 조금씩 자리를 잡았고 시즌 6에 이르러 빛을 보기 시작했다.

정극 배우가 개그로 떠 이미지 메이킹에 부담을 느낄 만도 하지만 정상훈은 "코미디가 연기의 바탕"이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오히려 "알아봐 주시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며 '대세'로 떠올라도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이 같은 태도가 재능과 맞물려 시너지를 발휘하기 시작하자 지난달 방송된 JTBC '썰전-예능심판자'에서 서장훈은 "송곳은 주머니에 감춰도 튀어나온다는 말이 있는데 정상훈이 송곳처럼 크게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구라 역시 "한국의 짐 캐리"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상반기를 접수한 정상훈. 오는 9월 시작될 'SNL 코리아' 시즌 7에서 그가 또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