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국감, 최원병 비리 의혹·비리 임원 재취업 질타(종합)

올해 농협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농협 계열사 비리 의혹과 비리 임원 계열사 고문 위촉, 임직원 금융사고, 방만경영 등 고질적인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6일 서울시 중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은 농협 계열사 비리 의혹과 관련해 "여러 의혹들의 사실관계를 떠나 저의 부덕으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시정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의지를 갖고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은 "리솜리조트 특혜대출과 NH개발 일감몰아주기, 비자금조성 등과 관련해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농업인들에게 많은 실망을 안겨주고 있고, 농협 직원들이 부끄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비리로 구속됐던 전 회장 계열사 고문 위촉…"제 식구 챙기기"

비리로 구속됐던 전 농협중앙회 회장이 농협 계열사 고문으로 위촉되고 퇴직 고위 임원들이 대형 회계법인으로 재취업한 것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김우남 농림위 위원장은 "농협 고위 임원들이 퇴직 후 계열사 및 전담 회계법인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많게는 1억원 이상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품수수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농협중앙회 한호선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고문으로 위촉됐고, 횡령과 업무상 배임 및 농협법 위반으로 구속된 원철희 전 회장 역시 지난 2월 농협유통의 고문으로 위촉됐다.

또 농협의 회계감사 등을 맡고 있는 빅4 회계법인에도 농협중앙회 출신 고위 임원들이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공식 전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은 안진회계법인 상임고문, 이정복 전 전무이사는 삼일경영연구원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덕수 전 농업경제대표이사는 삼정회계법인 고문, 김수공 전 농업경제대표이사는 한영회계법인 고문으로 각각 위촉됐다.

농협은 이들 빅4 회계법인에 최근 4년 동안 454억원에 달하는 회계감사와 컨설팅 등 계약을 몰아줬다.

김우남 위원장은 "비리로 구속된 전 회장까지 고문으로 앉히는 이러한 무분별한 자회사 고문 위촉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제 식구 챙기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은 "회계법인에서 농협의 대표이사급을 거액을 주고 영입한 것은 누가 봐도 회계법인이 농협에 로비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일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표이사급 이상은 퇴직 이후에 농협을 상대로 사업이득을 취하는 회사에 재취업을 금지하는 농협 내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농협 임직원의 횡령·유용 등 금융사고…국감 단골메뉴

농협의 단골 메뉴인 금융사고에 대한 지적은 올해에도 부각됐다.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은 "매년 국감 때마다 지적받는 임직원의 횡령 및 유용, 관행적인 업무 취급으로 인한 규정 미준수 등의 금융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배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농협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와 사고액은 218건 323억2000만원에 달했다.

이 의원은 "사고 유형별로 보면 규정위반이 120건으로 가장 많아 내부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횡령과 유용에 의한 금융사고도 82건에 달해 도덕적 불감증도 묵과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농협중앙회에서 외부 전문가를 감사로 파견하거나 선출 관련 재정지원 등의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은 금융사고에 대한 변상금 회수율도 저조했다. 농협은행은 금융사고로 인해 임직원들에게 변상을 받아야 하는 금액이 211억2300만원에 이르고 있지만 정작 회수액은 33억9500만원에 불과했다. 

2011년부터 4년간 단위조합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액 531억원 중 미회수금액이 215억원에 달했다. 특히 퇴직자에 대한 변상액 미회수 금액이 201억원에 달하면서 퇴직자에 대한 변상액 회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은 이와 관련 "농협이 수사기관이 아닌 만큼 발견되는 재산이나 소득이 없으면 회수가 불가능하다"며 "중앙회 차원에서 회수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퇴직한 직원들은 자산이 없는 등 제한이 있지만 최선을 다해 회수하겠다"고 답변했다.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원병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3억6000만원이고 농민신문 회장으로서 받는 연봉까지 합하면 수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의 지난해 기관장 평균 연봉 1억5433만원과 비교해 농협 기관장들의 연봉은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원병 회장은 관용차 2대를 이용하고 있는데 한 달 렌트비만 440만원에 이르고 있고, 이중 한 차량에는 900만원을 들인 안마시트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황주홍 의원은 "모범을 보여야 할 농축민 대표가 집·차·급여까지 너무 호사스런 혜택을 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농협중앙회 임직원 2262명 중 86%가 특별상여금을 포함해 연봉 9000만원 이상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농협에 5·6급으로 입사해 4급 이상 차장만 돼도 연봉이 1억원 가까이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