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지나면 끝!" = 6일 열린 마지막 종합감사에서는 TPP 협상 불참, 급증하는 국가부채, 근로장려금 지급 문제, 비과세·감면 제도 문제 등 다양한 내용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이목을 집중시킬 특별한 '이슈'가 나오지 않으면서 '맥빠진 국감'이라는 평을 받았다.
6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는 마지막 종합감사였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오후에 해외출장을 가면서 맥이 빠진 모습이었다.
기재부와 국세청, 관세청 등에 대한 개별 국감이 열린 지난달에는 초이노믹스와 일부 대기업의 편법증여 문제, 세수결손, 재정적자 등의 문제가 집중 거론되며 정부와 야당이 날 선 대립을 하기도 했지만 마지막 감사는 특별한 '한방'(?) 없이 마무리 됐다는 평이다.
최 부총리가 있던 오전 감사 때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불참과 급증하는 국가부채 등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지만 오후 들어서는 비과세·감면 축소 문제와 외국인 근로자 징수 문제, 담뱃세 인상 재고차익 등 여러 내용이 나오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기 어려웠다.
다만 야당 의원들은 김낙회 관세청장이 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한화갤러리아 관계자와 식사를 했다는 사실을 또 다시 문제삼기도 했다.
여야, TPP 협상 불참·국가부채 급증 '우려'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우리나라 TPP 협상에 불참하면서 자동차 산업 수출은 물론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 우려했다. 쌀 시장 개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TPP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일본과 싱가포르 등 12개국이 참가하는 환태평양권 주요 국가의 경제협정이다.
최 부총리는 "(TPP 협상에 참여하더라도) 쌀은 협상의 대상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며 "TPP에 가입한다고 하더라도 쌀은 양허에서 제외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TPP가 (미치는 영향은) 정밀하게 분석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원산지 규정이 포함돼 있어서 그 부분이 수출에 영향 미칠것이다. 다만, 아직 협정문 내용이 상세하게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분석해서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급증하고 있는 국가부채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은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재정적자가 167조원이 발생하는 것이 정상적인 정부냐"라고 지적했고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내년 국가채무가 GDP 대비 40.1%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최 부총리는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이) 정상적인 정부이냐, 아니냐라고 볼 문제는 아니다. 정책은 늘 선택의 문제"라며 "우리나라 경제의 상황을 보면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서 다소나마 재정건전성이 훼손돼도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답했다.
◆…"최 부총리가 그리워요" = 최 부총리가 해외출장 일정으로 오후 감사 때 자리를 비우면서 김낙회 관세청장에게 그 화살이 돌아간 모습이었다. 면세점 선정과 관련해 기업 관계자와 부적절한 식사를 했다는 야당 의원들의 집중 공격이 이어지면서 결국 "부적절했다"고 인정하고 말았다.
면세점 선정 '논란'…고개숙인 관세청장
최 부총리의 부재 탓이었는지 야당 의원들은 김 관세청장이 서울 시내면세점 선정을 앞두고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를 만나 식사를 한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김 관세청장과 한화갤러리아의 유착관계를 말하겠다"며 "면세점 사업자 접수기간 동안 한화 관계자를 만나 식사를 했고 그이후 평가기준이 한화에게 유리하게 바뀌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관세청장은 "한화에게 유리하게 할 이유가 없다"며 "면세점 사사업자 신규허가의 취지는 해외관광 쇼핑 관광객에 쾌적한 환경 제공과 투자 확대였다. 평가표에 투자촉진안을 만들어서 투자를 많이 하는 쪽에 대해 인센티브를 더 주는 방향으로 개정하게 됐다. 누구에게나 동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친구로서 식사를 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홍 의원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당 박영선 의원은 "이 정도 관록이 있는 분이면 이런 행동이 문제가 될 줄 몰랐냐"라고 다그쳤고 김 관세청장은 "당시에는 그렇게 판단을 못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부적절했다"며 결국 고개를 숙였다.
◆…"내가 뭘 잘못했지?" = 국세청에 대해선 세무조사 비밀주의, 공공기관 납세 문제, 카드납부 수수료 등 다양한 문제가 쏟아져 나왔지만 임 국세청장은 조목조목 답변했다. 다만 임 국세청장의 긴 답변과 과도한 손동작 때문에 정희수 기재위원장의 '주의'를 받기도 했다.
'세무조사 비밀주의·거수기 납보위'…혼쭐난 국세청장
세무조사 기간연장과 범위 확대 등을 심의하는 '납세자보호위원회'(이하 납보위)가 사실상 국세청의 거수기 역할을 한다는 지적에 임환수 국세청장이 진땀을 흘렸다.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은 "몇몇 지방청들의 경우 3년 연속 승인율이 100%"라며 "지방청 납보위원장을 국세청장이 임명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모 지방청 외부위원 위촉내력을 보니 전체 923명 중 절반이 세무사였고, 그 중 절반인 196명이 국세청 출신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납보위가 국세청의 거수기로 전락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운영과정이 굉장히 형식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임 국세청장은 "확인해 보겠다"며 추가 언급을 회피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국세청이 세무조사 등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채 비밀주의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국세청장은 "국세청이 세무조사 내용을 잘못 공개하면 정치 한복판에 갈 수 있다"며 "그래서 미국도 1972년에 법을 개정해서 신고자료에 대해서는 납세자의 동의하에 (국회에) 제공하는 것으로 했다. 세무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정보공개를) 엄격하게 규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무조사의 공개여부는 그 나라의 실정과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서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