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9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경제활성화-노동개혁 관련 입법 처리를 압박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정기국회 종료 후 오는 10일부터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경제활성화-노동개혁 관련 법안이 노동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법안이라며 "임시국회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고 있어 연말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전망이다.
앞서 여야가 정기국회 내 합의 처리하기로 약속한 경제활성화 법안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 경제민주화 법안인 사회적경제기본법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이다.
또한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하기로 한 노동개혁 관련 5개 법안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 등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종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8일 야당을 향해 쟁점법안 처리를 압박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정은 어제 청와대 회동에서 여야가 정기국회 내에 합의 처리하기로 한 법안들에 대해 시한 내에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활력제고법, 서비스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합의 처리하고자 했던 민생 법안들이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며 "야당은 여전히 상임위에서 논의를 미루거나 이미 쟁점이 해소된 부분에 대해서도 계속 억지를 부린다"고 비난했다.
원 원내대표는 "어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서비스법에 대해 보건의료 산업 제외 주장을 녹음기처럼 반복해 법안 처리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야당이 정략적으로 막무가내식 발목 잡기를 하면 청년 일자리는 물론 국가 미래도 망치는 것"이라고 거듭 야당을 겨냥했다.
노동관련 5법에 대해서도 "국회에서 노동개혁 법안 심의가 중단된 가운데 현장에서 노동 5법을 처리하라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며 "이런 직무유기를 방치하면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붕은 햇빛이 밝을 때 수리하라는 말이 있다. 때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라며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게 새정치민주연합은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하고 약속한 사항을 이행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전날(7일) 새누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손도 못 대고 계속 걱정만 한다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느냐"며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지적하자, 새누리당은 이날 바로 정기국회 종료일 다음 날인 10일부터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임시국회를 요구했다.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청와대 특명 있자마자 빛의 속도로 처리했다"며 "새누리당 지도부는 청와대 안에, 청와대는 새누리당 안에 집무실 두는 게 낫지 않겠냐"고 비꼬았다.
이 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의 단독 임시국회 소집요구에 대해 "여야 합의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문제, 상임위 기능 강화, 국회법 논의 하지 않는 한 19대 국회에서 더 이상 본회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쟁점 법안 처리와 관련해 "정치적 타결로 법안처리 없을 것이며 쟁점해결 된 뒤에 원칙적인 합의에 의해 처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날 박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회동에 대해 "서울광장 꽉 채운 시민들 하소연하는데 어쩌면 한번 듣는 시늉도 안할 수 있나"라며 "정부와 여당의 반성 없는 태도가 차갑고 완강한 벽으로 느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제활성화 법안에 대해 "고용은 늘리지 않는 대기업 재벌에게 특혜를 주는 거 외엔 국민들에게 아무런 혜택이 없다"고 지적했고, 노동개혁 관련 5법에 대해서도 "사각지대에서 핍박받는 노동자를 압박하고 있다"며 "새정치연합은 이런 법안 처리위한 임시회 동조할 수 없다. 얼굴을 들 수 없기 때문"이라고 거듭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