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독자제공(아이패드 프로 액정 흠집)
판매가격은 물론 서비스 측면에서도 국내 구매자들에게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공분을 사고 있는 애플이 제품결함 책임까지 소비자에게 전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에 거주하는 S씨(34세, 여)는 지난 달 22일 가장 인기모델인 아이폰6S 로즈골드 모델을 99만원에 구입해 23일 개통 후 사용을 시작하자마자 말썽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새로 개봉한 기기임에도 전원 버튼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물론 사용한지 5일째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충전 커넥터를 연결하고 아침에 일어나 휴대폰을 켜기 위해 전원버튼을 눌렀으나 아예 작동이 되지 않았다.
당황한 S씨는 연말로 한창 바빴던 지난달 31일, 기기가 왜 작동하지 않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비스 센터를 방문, 황당한 답변을 애플의 공식 서비스 센터 직원으로부터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기기를 열어 본 서비스센터 직원은 “배터리 부위에 물방울이 맺혀 있고 나사까지 부식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꼭 물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습한 상황에 오래 노출될 경우 비슷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했다.
하지만 S씨는 “기기가 물에 젖은 것은 물론 기기를 가지고 샤워실이나 사우나 근처에도 간 적이 없다”면서 “가능한 상황이라고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추운 날씨에 밖에 있다가 따뜻한 실내로 들어간 경우 정도”라고 말했다.
아이폰6S가 방수 기능이 없다고 하더라도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사용한 제품 내부에 습기가 차서 나사가 부식되고 작동까지 비정상적이라면 제품결함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기기 제조업체들은 극한의 내구성 시험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수많은 실험을 진행해 문제점이 없는지를 검증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공개까지 한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하고 그 계절마다 특징이 있는바 문제가 된 기기처럼 추운 겨울에 바깥에서 활동하다 따뜻한 실내로 들어왔을 경우 알든 모르든 상당한 기기들이 내부에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 서비스센터 직원은 ‘소비자 과실로 발생한 결함이므로 수리비용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가 기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국내 아이폰 기술지원팀에서는 ‘미국 본사에 사례를 보고한 상태로 8일 이전에 회신이 올 것’이라는 태평한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와는 다르지만 제품 자체가 처음부터 불량이었음에도 해외에서 구입했다는 이유만으로 서비스를 거부한 경우도 보고됐다.
유정호씨는 지난 달 일본에 있는 친구가 새로 구입해 준 아이패드 프로를 개봉하고서 설렘이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경험을 해야 했다.
개봉하자마자 보니깐 홈 버튼 옆 액정안쪽에 흠집(파인)이 나 있어 새 제품이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00만원이 넘는 제품이기도 했지만 흠집이 난 기계를 그대로 쓰기에는 너무나 억울했다.
그래서 전주에 있는 서비스 센터에 가서 서비스를 요청했더니 서비스 해당이 안 된다며 일본에서 구입했으니 일본으로 가서 교체요청을 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애플 공식센터에도 문의했으나 역시 서비스에는 해당이 안 되며 기계결함만 AS가 가능하다는 답을 들어야 했다. 억울한 마음에 소비자원에 피해자 구제신청을 했지만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애플이 국내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것은 지난달 30일 한국소비자원의 ‘주요 스마트폰(삼성, LG, 애플) 수리 및 A/S정책에 대한 국내·외 비교조사’에서도 잘 나타난다.
소비자원은 “애플의 아이폰에 고장이 생겼을 경우 수리에 소요되는 기간이 국내에서는 최소 3~4일 이상이 소요되지만 미국·영국·호주·일본 등에서는 당일 수리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