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 정부 SOC사업 축소, 해외건설수주 감소 예상
역경속 창조, 책임권한 명확, 클린캐시 경영, 낭비제거 통해 위기극복
건설사들은 올해 경영환경이 작년보다 열악해질 것으로 예상되자 새해부터 고삐를 바짝 죄기 시작했다.
작년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주택시장이 올해에는 주춤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고, 정부의 SOC예산이 줄어들고, 해외시장도 유가하락으로 중동 건설수주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해외발 어닝쇼크로 지난 2년간 대형건설사들 마저 수천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내고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줄지어 문닫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주택시장 활황에 힘입어 해외손실을 충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주택시장이 금리인상과 대출규제강화로 한풀 꺽일 것으로 예상되고 미분양주택이 증가세로 전환되면서 공급과잉 논란이 일어나는 등 건설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미분양주택 추이 (만 호)
◆ 파란색 선은 '준공후 미분양주택' 자료 : 국토교통부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은 올해 건설환경에 대해 "이미 한국형 장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의 터널에 진입했고 불확실성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며 "해외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의 성장률 둔화, 저유가 불안이 가세해 수주환경이 더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우건설 박영식 사장도 "사업분야나 업역에 관계없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저유가의 장기화로 인해 중동·아프리카 산유국 발주 감소가 심화되고 국내 건설시장 역시 주택 공급 과잉,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경영환경이 결코 녹록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비자금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포스코건설의 황태현 사장은 "올해는 지금까지 경험 못한 전인미답의 어려운 여건이 전개될 것"이라며 "잠재부실 상시점검, 클린앤캐시 경영, 비윤리요소 원천 차단 등 투명경영"을 강조했다.
최근 6년 해외건설수주 실적(억 달러)
자료 : 국토교통부
건설사 CEO들은 이렇게 올해 건설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신년사와 시무식 연설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올 한해 비장한 각오로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현대건설 정수현 사장은 "창조는 역경속에서 꽃 피운다. 장애와 제약이 있을때 창조적 대안이 나온다"며 "나날이 심화되는 경쟁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설계역량 등 기술력 강화와 '하겠다는 신념'"을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대우건설 박영식 사장은 "조직 개편을 통해 수주에서 준공까지의 전 과정을 단일 조직에서 수행하는 등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할 것"이라며 "외형적 성장보다는 내적 성장에 주력하는 '내실주력'을 화두로 실리추구와 주의환기"를 주문했다.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은 주요 플랜트 현장의 준공을 원가차질 없이 완수하고 물량변동률 축소 등 신규현장의 설계품질 개선, 진행현장의 원가혁신·낭비제거 등 그동안 손실의 원인이었던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의 관리개선과 조속한 마무리를 요청했다.
삼성물산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은 "언제, 어디서나, 누가 보지 않아도 스스로 고객과 파트너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가치를 실천하고 DNA로 정착시켜야 한다"며 "전문성(Expertise), 실행(Execute), 확장(Expand)의 3E 사이클을 강화해야 수익을 동반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작년 주택분양 호조와 해외 우수 프로젝트 확보로 튼튼해진 영업기반 기대
그러나 이런 우울한 전망가운데에도 건설사들은 작년에 큰 성과를 거둔 주택분양실적이 올해는 매출로 전환되고 해외에서도 지난해 철저한 선별수주로 수익성있는 프로젝트가 다수 확보되는 등 영업과 수익구조가 튼튼해진 것이 올해 위기극복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건설의 임병용 사장은 "가장 어려웠던 2013년 2014년 경영위기를 동지애를 바탕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지난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는 우리회사가 상반기, 하반기를 거치면서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직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라크에서 10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매출액 1위, 생산량 1위가 우리의 목표가 되어선 안되고 품질력 1위, 수익성 1위, 고객가치 1위를 위해 과거의 답습을 버리고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부합하자"며 "올해를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해로 만드는 동시에 숲을 이루고 살아가는 나무처럼 ‘함께 멀리’의 철학을 사회 곳곳에서 실천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