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버넌트(위),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스틸컷
'레버넌트'로 3년 만에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
오스카(아카데미 시상식 트로피) 최고의 불운 스타. 25년간 네 번이나 오스카에 도전했다 실패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인고의 세월을 겪은 디카프리오는 4전 5기에서야 희망을 품게 됐다.
오는 29일 열리는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디카프리오는 '레버넌트'로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그는 지난달 개최된 7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이 영화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아 오스카에 대한 가능성을 높였다.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에서 수여하는 시상식으로 그 영향력이 아카데미상까지 미치는 경우가 많다.
디카프리오는 지난해 '버드맨'으로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알레한드로 이냐리투 감독이 연출을 맡은 '레버넌트'에서 역대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찬사를 받아 팬들의 기대감이 극에 달해 있다.
앞서 16살에 데뷔한 디카프리오는 27편이 넘는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했고 수상한 연기상만 50개가 넘지만 아직 오스카를 만져보지 못했다.
디카프리오의 오스카 도전은 조니 뎁 주연의 1993년 '길버트 그레이프'로부터 시작된다. 이 영화에서 디카프리오는 정신지체아역을 맡아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줬고 그해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남우조연상의 영광은 '도망자'의 토미리존스가 차지했고 열아홉의 디카프리오는 연기파 배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다수의 작품으로 연기력을 쌓은 디카프리오는 '갱스 오브 뉴욕'을 통해 첫 만남을 가졌던 거장 감독 마틴 스콜세지와 2004년 '에비에이터'에서 함께했다.
아카데미는 전통적으로 실존인물을 연기한 배우에게 상을 주는 경우가 많아 미국 미디어계 거성 하워드 휴즈를 연기한 디카프리오의 수상이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오스카는 천재 뮤지션 레이 찰스의 전기를 다룬 영화 '레이'를 통해 신들린 연기를 보여준 제이미 폭스에게 돌아갔다.
◆ 블러드 다이아몬드(위), 에비에이터 스틸컷
디카프리오는 에드워드 즈윅의 2006년작 '블러드 다이아몬드'을 통해 세번째로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렸으나 이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라스트 킹'의 주인공 포레스트 휘태거가 받았다.
2013년 디카프리오는 단짝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함께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로 4번째 오스카에 도전했다. 주가 조작으로 최고의 억만장자가 된 벨 포트 역할을 맡은 그는 영화 평론가들 사이에서 가장 재미있는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음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됐다.
이런 기대와 달리 아카데미는 또다시 디카프리오를 외면했다. 매튜 맥커너히가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으로 남우주연상을 가져갔고 디카프리오는 쓸쓸히 시상식장을 떠났다.
최근 디카프리오는 US 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상을 받기 위해서 배우가 된 것은 아니다"라며 "심사단의 평가에 맡길 뿐"이라고 의연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엔 오스카를 품고 활짝 웃을 수 있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