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경북 성주 사드배치 결정 "국민 3분의2 안전"
한미 군당국은 13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를 경북 성주에 배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 공동실무단이 사드 체계의 군사적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지역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건강과 환경에 영향이 없는 최적의 사드배치 부지로 경상북도 성주지역을 건의했고 이를 한미 양국의 국방부 장관이 승인했다"고 밝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한미 공동실무단의 성주지역 배치 건의안을 최종 승인했다.
류 실장은 "주한미군의 사드 체계를 성주지역에서 운용하게 되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전체의 2분의 1에서 3분의 2 지역에 사는 우리 국민(2000여만명)의 안전을 더 굳건히 지켜드릴 수 있다"며 "원자력 발전소, 저유시설 등과 같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설과 한미동맹의 군사력을 방어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사드가 배치되는 경북 성주읍 성산리의 공군 방공기지인 성산포대 부지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절차에 따라 주한미군에 공여할 계획이다.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면 사드의 최대요격거리(200㎞)를 감안할 때 미군기지가 있는 평택과 군산,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 강원도 강릉 인근까지 북한 미사일을 방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류 실장은 "현 위치(성주지역)라면 수도권에서 100~200㎞ 거리의 북한지역에 배치된 스커드 미사일 뿐 아니라 노동·무수단 미사일까지 요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를 내년 말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이른 시일 내 배치할 수 있도록 한미가 노력을 배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與 텃밭 '국책사업 달라' 요구…野 "무능·졸속·독선" 비난
정부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롤 결정한 것과 관련해 새누리당은 "북핵과 미사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텃밭인 경북 성주의 반발하는 민심에 대구·경북(TK)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은 정부에 "(사드 배치 대신) 국책 사업 등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TK 의원들은 밀양 신공항 백지화로 이미 민심이 이반된 상황에서 사드 배치 문제로 더욱 텃밭이 흔들릴까 우려하고 있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대구경북 지역의 민심이 예사롭지 않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민심 달래기'용 국책사업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드 부지가 지역구인 이완영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은 이날 TK 의원을 대표해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지역이 결정되는 것에 대해 시·도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어야 하고 배치 지역에 대해서는 한반도 방어의 최적지임을 전 국민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21명의 의원이 낸 성명서에는 최경환·조원진·정종섭·김광림 등 친박계 의원들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당은 공식논평을 통해 북핵도발에 따른 '자위적 조치'임을 강조하며 "지역, 이념, 정파로 야기되는 오해와 갈등은 자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이같이 밝히면서 '신중'과 '반대' 입장을 각각 나타내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 "'안보 리더십' 발휘를 부탁드린다"고 압박했다.
사드배치를 반대했던 국민의당은 이날 정부의 성주 사드배치 결정에 대해 "성주 배치 결정은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돼 경북지역 주민들의 큰 반발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정부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남남갈등을 우려하고 있지만 오히려 정부 자신이 사회분열을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사드배치를 재검토해야 하며 배치 지역까지 포함해 국회 비준과정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역시 정부의 사드배치 부지 선정과 관련 "사드배치 결정과 부지 선정이 아무런 합리적 근거도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외교안보 무능·졸속·독선의 결정판이자 안보도박"이라고 힐난했다.
한창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중대한 사안임에도 입지 선정도 매우 독단적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부지 선정 근거로 제시한 동남부 저유시설·원전 보호라는 이유는 그동안의 주장에 비해 너무도 구차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정부 주장대로라면 사드가 성주에 배치되면 칠곡·대구, 평택·군산 미군기지는 방공범위에 들어가도 2000만명 이상의 국민이 거주하는 서울과 수도권은 배제된다"며 "사드의 효용성에 대한 근거마저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각 정당과 국회의원들 또한 이해득실에 따라 오락가락 하지 말고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국민의 안위를 위해 헌법상 국회의 동의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